부모에게 집 받거나 돈 빌릴 때… 증여세만 따지면 낭패

김보연 기자 2026. 9. 2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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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부모에게 집을 증여받거나 돈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9314건이다.

증여세가 부담돼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싸게 파는 경우엔 거래금액을 신중하게 책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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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합건물 증여 신청 1년 새 86% 증가
집 싸게 팔면 양도세·취득세 부담 생길 수도
부모에게 빌린 돈은 계약·상환 기록 남겨야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강남권 아파트 단지 등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부모에게 집을 증여받거나 돈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등기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했다. 하지만 가족 간 거래라고 세금 계산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집을 싸게 팔면 증여세를 내지 않더라도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돈을 빌렸다면 차용증뿐 아니라 실제 상환 내역도 남겨야 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9314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02건보다 4312건(86.2%) 늘었다.

① 집 증여할 때 공시가격보다 시가 먼저 확인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증여할 때 세금을 계산하는 기준은 원칙적으로 증여일 현재의 시가다. 공시가격만 보고 증여가액을 정했다가 예상보다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 증여일 전 6개월부터 증여일 후 3개월까지 확인되는 매매가액·감정가액 등이 시가 판단에 쓰인다. 해당 주택의 거래 사례가 없으면 단지 내 전용면적 및 공시가격이 5% 이내로 비슷한 유사재산의 거래가액을 활용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나홀로 아파트 등 유사재산의 거래 사례가 없는 경우 감정평가를 2곳 이상 받아 시가를 확정해야 사후점검을 피할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

② 아들·며느리에게 나눠 증여하면 세금 얼마나 줄까

단독 증여할지, 나눠 증여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증여세는 받는 금액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며, 증여재산공제는 받는 사람별로 계산한다.

예컨대 시가 11억원인 주택을 성년 아들에게 모두 증여하면 증여세는 약 2억5200만원이다. 아들과 며느리에게 절반씩 증여하면 각각 약 8700만원과 9900만원을 내 합계 약 1억8600만원이다. 세금이 약 6600만원 줄어드는 셈이다. 이는 두 사람이 최근 10년간 다른 증여를 받은 적이 없고, 기한 내 신고해 신고세액공제 3%를 적용한 경우다. 취득세는 포함하지 않았다.

③ 집 싸게 팔면 증여세만 피할 수 있을까

증여세가 부담돼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싸게 파는 경우엔 거래금액을 신중하게 책정해야 한다. 특수관계인 간 저가 매매에서 시가와 거래금액의 차이가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 이상이면, 그 기준금액을 넘는 이익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시가 11억원인 집을 시가의 30%(3억3000만원)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인 3억원 넘게 싸게 팔면 증여세가 매겨지는 것이다.

증여세가 나오지 않는다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까지 피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지방세법상 실제 대금을 지급했더라도 시가인정액과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인정액의 30% 이상이면 취득세를 계산할 때 증여로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매도인에게도 거래금액 대신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매매계약 전 증여세·양도세·취득세를 함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④ 무이자로 빌려도 되나… 이자와 원금은 따로 판단

주택 구입 과정에서 금융기관 외에 돈을 빌렸다고 신고한 금액도 늘고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주택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신고된 ‘그 밖의 차입금’은 5조7821억원이었다. 여기에는 가족·친인척 등 개인에게 빌린 돈이 포함된다.

부모에게 돈을 빌릴 때 이자를 받지 않아도 무조건 증여세가 붙는 것은 아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인 연 4.6%로 계산한 이자가 연간 1000만원에 미치지 않으면, 이자를 내지 않아 얻은 이익에는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1700만원이다. 다만 이 기준은 이자에 관한 것이다. 빌린 돈 자체를 증여가 아닌 차입금으로 인정받으려면 차용증을 작성하고 실제로 갚은 기록을 남겨야 한다.

그래픽=손민균

⑤ 차용증 쓰고, 약속한 대로 갚아야

부모와 자녀 사이에 돈을 빌려준 것인지, 사실상 준 것인지는 계약과 실제 자금 흐름을 함께 보고 판단한다. 차용증에는 빌린 금액과 날짜, 채권자·채무자, 이자율, 상환 시점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작성한 차용증대로 갚는 것도 중요하다. 약정한 이자와 원금을 계좌이체로 지급하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 돈을 빌린 사람이 갚을 능력이 없거나 계약 내용과 실제 상환 내역이 다르면, 차용증이 있어도 증여로 판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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