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대신 판다가 왔다...트럼프-시진핑 회담 분석

장규석 특파원 2026. 9. 2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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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스트레이트 타임즈에 이같은 총평을 남겼다. 실제로 미국이 가장 원했던 중국산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은 이번에도 '계속 협의' 사항으로 남았고, 판다 두 마리는 곧 미국에 도착한다.

사실 판다가 미국에 오는 것은 회담 전에 확정된 사안이었다.

54년 전 미중관계 개선의 상징이었던 판다가 다시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했고, 시 주석은 백악관에서 "중국과 미국은...충돌도 대결도 없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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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워싱턴 리포트 
시진핑 11년만의 美 국빈 방문
미중 무역휴전 내년 1월까지 연장
희토류·반도체 핵심 쟁점은 미해결
‘판다 외교’ 재등장 주목 
11·12월 연속 정상회담…협상 이어가

"판다는 귀엽다. 하지만 미국에 필요한 것은 희토류 자석이다.(Pandas are cute, but what the US needs are rare earth magnets.)"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스트레이트 타임즈에 이같은 총평을 남겼다. 실제로 미국이 가장 원했던 중국산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은 이번에도 '계속 협의' 사항으로 남았고, 판다 두 마리는 곧 미국에 도착한다. 앞으로 미중 관계는 강대강 대결에서 충돌없는 경쟁 구도로 바뀔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현지 시간)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화려한 의전 속에 미중 정상은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지만, 굵직한 현안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AP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을 "화려한 의전에 비해 실질적인 내용은 부족했다(heavy on pomp but light on substance)"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두 정상이 따뜻한 말을 주고받았지만 뚜렷한 돌파구는 없었던 회담이라고 총평했다.

■ 무역휴전 연장, AI 대화채널 개설 = 그렇다고 회담의 성과가 아주 없었지는 않았다. 일단 지난해 부산에서 합의한 미중 무역휴전은 내년 1월까지 두 달 더 연장됐다. 여기에 양국은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비민감 품목에 보다 유리한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중국은 2027년과 2028년 각각 최소 1000만t의 미국산 석탄을 구매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AI 관련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양국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고 AI의 위험과 편익을 논의하는 대화체도 가동한다. 미국과 중국의 투자 문제를 논의하는 투자위원회도 운영하기로 했다.

■ 희토류·반도체는 '계속 협의' =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을 첨예하게 갈라놓았던 굵직한 현안에서는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게 희토류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를 제재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며 맞섰다. 전기차와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사일과 전투기 등 첨단 무기 생산에도 필요한 희토류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가장 강력한 카드로 떠올랐다.

미국은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주요 의제로 올렸지만, 이번에도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이후 내놓은 팩트시트에서 양국이 중국의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해 '계속 협의한다(continue to work)'고만 밝혔다.

미 백악관이 미중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팩트시트. [이미지|백악관 제공]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도 이렇다 할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 시 주석은 미국에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미국 측 발표에는 대만과 관련한 새로운 합의가 담기지는 않았다. 평행선을 유지한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방향성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무역과 AI 첨단기술, 대만을 둘러싼 경쟁은 계속하되, 정면충돌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 "충돌은 피하자", 돌아온 판다 외교 =미중 관계가 강대강 대결 일변도가 아니라 대화와 관리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바로 '판다'였다. 시 주석은 수컷 판다 '핑핑(Ping Ping)'과 암컷 '푸솽(Fu Shuang)'이 조만간 애틀랜타 동물원에 도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판다를 미중 양국의 '우정의 사절(envoy of friendship)'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판다가 미국에 오는 것은 회담 전에 확정된 사안이었다. 애틀랜타 동물원은 이미 지난 4월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와 새로운 판다 보전협력 프로그램에 합의했다. 이미 예정돼 있던 두 판다의 미국행이었지만 시 주석은 이를 국빈방문 무대에서 미중 우호의 상징으로 다시 꺼내 들었다.

미중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닉슨 대통령의 방중 직후 중국은 판다 '링링'과 '싱싱'을 미국에 선물했고, 두 판다는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둥지를 틀었다.

수컷 판다 '핑핑(Ping Ping)'과 암컷 '푸솽(Fu Shuang)' [사진 | 청두 자이언트판다 번식연구기지]
54년 전 미중관계 개선의 상징이었던 판다가 다시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했고, 시 주석은 백악관에서 "중국과 미국은...충돌도 대결도 없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이번 회담에서 가져가고 싶었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오는 11월 중국에서 다시 시 주석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한 달 뒤인 1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은 다시 만날 예정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후속 협상의 출발점인 셈이다.

희토류와 반도체, 관세와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는 그대로 남았고, 미중 경쟁 구도 또한 유지됐다. 다만 양국은 경쟁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고 협상이 가능한 영역에서는 접점을 찾는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판다의 귀환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판다는 미국으로 오지만, 미국이 원하는 희토류는 아직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 오는 11월과 12월 다시 테이블에 마주 앉는 두 정상이 어디까지 접점을 찾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장규석 특파원 |
더스쿠프 워싱턴 지국장
2580@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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