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이 감명 깊게 읽은 책…‘소유냐 존재냐’·‘댄스댄스댄스’ 등 추천

신하영 2026. 9. 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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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학창 시절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을까.

서머싯 몸의 '면도날' 추천한 자유전공학부 신입생 A씨는 "이 책은 제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며 "등장인물들은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지만 그 누구의 삶도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다"고 했다.

소비자아동학부 신입생 B씨는 "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를 추천했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추천한 생명과학부 신입생 D씨는 "고등학교 시절 교내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읽게 됐는데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때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지만, 물질이나 지위를 소유하는 것이 우리 존재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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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입학본부, 신입생 감명 깊게 읽은 책 소개
문학·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부문서 25권 추천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학창 시절 어떤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을까.

23일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신입생들은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 무라카이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 등 20여 권을 후배들에게 추천했다.

정유정 작가의 ‘28’ (표지사진 출처=교보문고)
아로리는 매년 해당 연도에 입학한 신입생을 대상으로 ‘신입생의 서재’란 코너를 통해 도서를 추천하고 있다. 작년에는 다정한 물리학(해리 클리프), 역사(김승옥), 토지(박경리),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구토(잘 폴 사르트르) 등 10권의 서평을 게재했다.

올해는 이를 확대해 △문학 및 대중문화 △인문학 및 수필 △사회과학 및 경영학 △자연과학 및 공학 등 4개 카테고리에서 총 25권을 추천했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2026학년도 신입생이 고교 시절 마주했던 지적인 여정을 소개한다”며 “선배들의 독서 경험이 수험생 여러분의 독서 활동에 유용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학 및 대중문화’ 부문의 추천 도서는 △면도날(서머싯 몸) △채식주의자(한강) △백의 그림자(황정은) △사냥꾼의 수기(이반 투르게네프) △댄스 댄스 댄스(무라카미 하루키) △킹덤(하라 야스히사) △28(정유정) 클라라와 태양(가즈오 이시구로)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김혜진) 등 8권이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 추천한 자유전공학부 신입생 A씨는 “이 책은 제 삶의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며 “등장인물들은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하지만 그 누구의 삶도 옳고 그름으로 나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삶의 방식에는 우열이 아니라 방향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아동학부 신입생 B씨는 “고등학교 시절에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를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의 주인공은 30대 초반이지만 이룬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이고, 살아가며 많은 것을 상실한 사람”이라며 “안 좋은 일은 계속 생길 수 있지만, 그것에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담담한 주인공의 태도가 제게 해결책처럼 다가왔다”고 했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표지사진 출처=교보문고)
수의예과 신입생 C씨는 정유정 작가의 ‘28’을 추천했다. 그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수의사 ‘서재형’에게서 생명 가치를 수호하는 파수꾼으로서의 사명감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러한 그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수의사의 모습과 맞닿아 있었으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최소한의 윤리가 무엇인지 성찰하게 했다”고 자신의 감상을 전했다.

‘인문학 및 수필’ 부문에서는 △의심의 철학(이진우) △소유냐 존재냐(에리히 프롬) △도시에서 죽는다는 것(김형숙)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 △숨결이 바람 될 때(폴 칼라니티) 등 5권이 추천 도서로 소개됐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추천한 생명과학부 신입생 D씨는 “고등학교 시절 교내 독서 동아리에 참여하면서 우연히 읽게 됐는데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때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지만, 물질이나 지위를 소유하는 것이 우리 존재의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유를 삶의 도구로 삼되 스스로 성장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감상평을 제시했다.

‘사회과학 및 경영학’ 부문에서는 △공평하다는 착각(마이클 센델) △두려움 없는 조직(에이미 에드먼슨)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되라(존 어데어) △도둑맞은 집중력(요한 하리) 등 5권이 추천 도서로 제시됐다.

한정훈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의 '물질의 물리학'(표지사진 출처=교보문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추천한 에너지자원공학과 신입생 E씨는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인간 사회를 유지시키는 힘이 상상의 질서라는 설명이었다”며 “그전까지는 역사나 사회를 단순히 외워야 하는 지식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인간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처럼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책은 제 학습 태도와 진로 탐색에도 영향을 주었다”며 “고등학교 시절의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는데 한 권의 책에서 오는 궁금증이나 질문은 자신만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연과학 및 공학’ 부문 추천 도서는 △초공간(미치오 카쿠) △물질의 물리학(한정훈) △미적분의 힘(스티븐 스트로가츠) △수학의 쓸모(닐폴슨, 제임스스콧) △동쪽 빙하의 부엉이(조너선 슬래트) △천개의 뇌(제프 호킨스) △부분과 전체(베르너 하이젠베르크) 화학자의 거울 세계 이야기(현명호) 등 7권이다.

‘물질의 물리학’을 추천한 재료공학부 신입생 F씨는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수준의 내용을 다루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친절한 표현을 사용해 부담 없이 물리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습득할 수 있어다”며 “당시에 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전자공학에 흥미를 느껴 진로를 전기·전자공학으로 정하였고, 추후 전자 소자를 구성하는 재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응용생물과학부 신입생 G씨는 “인공지능의 발전에는 인간의 뇌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문구가 흥미롭게 다가와 읽기 시작했다”며 제프 호킨스의 ‘천개의 뇌’를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뇌의 시각 처리 방식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어 ‘뇌의 시각 처리 원리를 본뜬 AI 이미지 인식 기술 탐구’를 주제로 탐구 보고서를 발표했다”며 “이 책을 읽으며 뇌과학이 발전해 온 과정과 뇌과학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 진로를 굳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프 호킨스의 ‘천개의 뇌’(표지사진 출처=교보문고)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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