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키우는 전남광주…석유화학 줄이고 철강은 저탄소로

김유영 기자 2026. 9. 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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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가전,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산업구조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미래차 등 신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주력 산업이 공급과잉과 경기 부진, 탄소중립 대응 등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가운데 옛 광주에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광주의 자동차·가전과 여수 석유화학, 광양 철강, 영암 조선 등 기존 제조업에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을 연결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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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투자 추진…앰코도 광주공장 1조원 이상 투입
해남 2.5조원 AI 컴퓨팅센터 조성…나주·무안까지 첨단산업축 확대
여수 석유화학 감산·광양 철강 저탄소 전환…전통산업 구조개편 속도
광주 군공항,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 [출처=연합]

자동차와 가전,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산업구조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미래차 등 신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주력 산업이 공급과잉과 경기 부진, 탄소중립 대응 등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가운데 옛 광주에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해남 솔라시도에는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지역 내 새로운 첨단산업 벨트 구축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 군공항 일대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용수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광주공장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오는 2035년까지 생산시설 6개 동을 순차적으로 증설할 계획으로, 전공정에서 후공정까지 이어지는 지역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광주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인 가전 분야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사업장에 2400억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배터리 공장 등에 공급되는 냉각·공조설비(HVAC) 생산라인 구축에 나섰다. 생활가전 중심이었던 광주사업장의 생산 영역을 첨단산업용 설비로 확대하는 것이다.

기아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산업도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전기차와 미래차 부품·소재 분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제2공장 조립라인 모습. [출처=연합]

◆광주에서 해남까지…반도체·AI 산업축 확대

첨단산업 재편은 광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주와 무안, 해남까지 반도체·AI·에너지산업을 잇는 산업축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나주는 한국전력 등을 중심으로 조성된 에너지밸리를 기반으로 에너지 신산업 거점 역할을 맡는다. 무안에는 347만㎡ 규모의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와 에너지 신산업 관련 기업을 모을 계획이다.

해남 솔라시도에는 총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광주에서 전남 서남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첨단산업축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수와 광양 등 기존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는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하기보다 설비를 줄이거나 생산방식을 바꾸는 구조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범용제품의 경쟁력 저하에 대응해 생산 규모 조정에 들어갔다.

여천NCC는 나프타분해시설(NCC) 2·3공장의 가동을 중단해 연산 139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감축하고, 남은 1공장을 롯데케미칼 여수공장과 통합하는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 설비 축소는 원료·유틸리티를 공유하는 연관 업체는 물론 플랜트와 정비, 운송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범용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여수산단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광양 철강산업 역시 생산량 확대보다는 탄소 배출 저감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전환에 무게를 싣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6000억원을 투입한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다. 기존 고로 중심 생산체제에서 벗어나 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철강 생산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영암·대불산단의 조선업도 사업 영역을 다변화하고 있다. 기존 선박 건조에서 친환경 선박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인공지능전환(AX), 설계·엔지니어링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실제 지역 일자리로 이어질지가 관건

전남광주의 산업 재편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그동안 권역별로 나뉘어 있던 산업 간 연결도 강화될 전망이다.

광주의 자동차·가전과 여수 석유화학, 광양 철강, 영암 조선 등 기존 제조업에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을 연결하는 형태다.

광주에서 반도체를 생산하고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후공정을 맡는 동시에 나주의 에너지산업과 해남 데이터센터, 서남권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구조가 추진되고 있다.

행정통합으로 산업 인프라를 광역 단위에서 조정할 수 있게 된 점도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산업용지뿐 아니라 전력과 용수, 폐수처리시설 등을 기존 시·도 경계를 넘어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앰코 광주공장 증설 과정에서는 폐수처리 용량 부족 문제가 제기되자 통합시와 장성군이 장성 공공폐수처리시설을 연계하기로 합의했다. 산업 인프라 문제를 광역 단위에서 해결한 사례다.

다만 상당수 사업이 아직 계획 또는 초기 단계라는 점은 변수다. 반도체 팹과 신규 산업단지 상당수는 투자계획이나 부지 조성 단계에 있고, 해남 데이터센터 역시 장기간에 걸쳐 추진되는 사업이다.

기존 산업의 구조개편에 따른 부담도 남아 있다. 여수 석유화학 설비 감축 과정에서는 고용 감소와 협력업체의 경영 부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이 요구된다.

결국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가 실제 지역 일자리와 지역기업의 수주·부품 조달, 지역 인재 채용으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산업 재편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신산업이 석유화학과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지도 중요하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AI 등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투자 효과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지역기업의 공급망 참여와 인재 채용을 확대하고, 석유화학·철강 등 기존 산업의 전환까지 함께 지원해야 실질적인 산업 대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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