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피우는데 폐암 위험 25배?… 200년 전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전자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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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특정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사람은 폐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연구팀은 이 변이가 폐암 위험을 높이는 다른 유전적 요인들과도 별개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추가 연구로 효과가 확인된다면, EGFR T790M 변이를 가진 사람을 유전자 검사로 찾아내 맞춤형 CT 검진을 제공함으로써 폐암을 가장 완치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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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변이 유전자 보유자, 폐암 위험 약 25배 높아
비흡연자에선 60배 이상… 다른 17개 암과는 무관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특정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사람은 폐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와 23앤드미 리서치 인스티튜트 공동 연구팀은 3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유전자와 건강 정보를 분석해 이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흡연이 아닌 유전으로 생기는 폐암의 원인을 대규모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 기업 23앤드미에 유전자 검사를 받고 연구 활용에 동의한 337만 2,53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가운데 'EGFR T790M'이라 불리는 유전 변이를 가진 사람을 추려내, 이들이 실제로 폐암에 걸렸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EGFR은 세포가 자라고 분열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생기면 폐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석 결과, 이 변이는 1만 5,850명 중 1명꼴로 드물게 나타났지만 폐암과의 연관성은 매우 강했다. 변이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 위험이 약 25배 높았다. 반면 폐암을 제외한 17가지 다른 암이나 폐 질환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즉, 해당 변이는 오직 폐암 위험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게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 중 이 변이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60배 이상 높았다. 또 연구팀은 이 변이가 폐암 위험을 높이는 다른 유전적 요인들과도 별개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변이가 어디서 왔는지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이 변이는 영국이나 아일랜드계 인구보다 미국에서 더 흔했으며(미국 8,920명 중 1명), 약 200~225년 전 미국 남부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한 조상으로부터 퍼져 나간 '창시자 효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창시자 효과란 소수의 이주민 집단이 지니고 있던 특정 유전자가, 이들의 후손이 늘면서 그 지역에 유독 흔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이 지역의 변이 보유율은 2,078명 중 1명에 달했고, 이후 남북전쟁을 거치며 아프리카계, 아메리카 원주민계 인구로도 확산됐다.
이번 연구를 공동 주도한 다나파버 암연구소의 흉부종양 전문의 재클린 로피콜로(Jaclyn LoPiccolo) 박사는 "현재의 폐암 검진은 거의 전적으로 흡연 이력에 따라 이뤄진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검진이 유전적 위험에 따라서도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연구로 효과가 확인된다면, EGFR T790M 변이를 가진 사람을 유전자 검사로 찾아내 맞춤형 CT 검진을 제공함으로써 폐암을 가장 완치 가능한 단계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Germline EGFR T790M mutation and lung cancer risk: 생식세포 계열 EGFR T790M 변이와 폐암 위험)는 2026년 9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권태원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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