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출신 이정현, 나고야서 태극마크 달고 아시아 정상

이인호 기자 2026. 9. 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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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한스경제 이인호 기자 | 전북 군산에서 농구공을 잡은 소년이 10년 뒤 일본의 심장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군산중과 군산고를 거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핵심 가드로 성장한 이정현(소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의 12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14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67-57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16년 세계선수권 8강을 바라보던 군산고 2학년 이정현은 10년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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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가드’ 이정현, 일본 코트서 12년 만의 금메달 조율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결승 14점·7어시스트…조별리그 일본전선 25점 폭발
군산중·고 거쳐 한국 농구 간판으로…2016년 U-17 세계 8강 주역의 ‘금빛 성장’
전북 군산고등학교 전경./이인호 기자

| 군산=한스경제 이인호 기자 | 전북 군산에서 농구공을 잡은 소년이 10년 뒤 일본의 심장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군산중과 군산고를 거쳐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핵심 가드로 성장한 이정현(소노)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의 12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정현은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14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67-57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일본 안방에서 개최국을 꺾고 따낸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결승에서 이정현은 팀 에이스 이현중의 27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득점에만 있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의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며 한국 공격의 흐름을 조율했다.

일본을 두 번 만나 두 번 빛난 이정현
이정현의 활약은 결승 한 경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대 고비였던 일본과의 3차전에서 이정현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5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한국이 일본을 100-83으로 완파하고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특히 3쿼터 막판 연속 3점슛으로 한국이 71-66으로 앞서가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팽팽했던 승부의 균형을 깨고 한국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그리고 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만났다.

이번에는 14점을 올리며 이현중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조별리그 25점, 결승 14점.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치른 두 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한국은 후반 들어 외곽포를 앞세워 승기를 잡았다. 변준형과 이현중의 3점슛이 연달아 터졌고, 3쿼터를 55-47로 앞서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킨 한국은 일본의 추격을 뿌리치고 67-57 승리를 완성했다.

이현중이 27점 18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면, 이정현은 14점 7어시스트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한국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정현 선수./농구협회

'군산의 농구 소년'에서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이정현의 금빛 여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출발점에는 군산이 있었다.

군산중과 군산고를 졸업한 이정현은 고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6년 군산고 2학년 때 출전한 FIBA U-17 세계선수권은 이정현의 이름을 세계 무대에 알린 대회였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프랑스와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었고, 16강에서는 중국을 75-70으로 제압했다. 8강에서는 세계 최강 미국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한국 남자농구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대회였다.

당시 한국 U-17 대표팀을 이끈 오세일 감독도 군산고 출신 지도자였다. 주전 선수 가운데 이정현을 비롯해 신민석, 서문세찬 등 군산고 선수들이 포함되면서 군산고 농구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보여줬다.

이정현의 활약은 해외에서도 주목했다. 당시 미국 언론의 NBA 모의 드래프트에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어린 가드의 잠재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군산고 코트를 지배했던 '승부사'
군산고 시절 이정현은 단순히 유망주에 머물지 않았다. 중요한 경기마다 팀을 이끄는 승부사였다.

2017년 전국종별농구선수권 남고부 준결승에서 군산고는 강호 삼일상고를 83-79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이정현은 28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해 왕중왕전에서도 강렬한 장면을 남겼다.

군산고가 안양고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이정현은 2차 연장까지 이어진 혈투에서 무려 50분을 뛰었다. 그리고 31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도 긴 승부를 견디며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가드였다.

군산고에서 보여준 경쟁력은 연세대로 이어졌다. 대학 무대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간 이정현은 2018년 대학 1학년으로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그리고 대학을 거쳐 프로 무대에 진출한 뒤에도 이정현과 군산의 인연은 끊어지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농구화를"…모교에 남은 발자국
2023년 군산에서 열린 KBL 컵대회 당시 이정현은 모교 군산고를 찾아 후배들에게 농구화를 선물했다.

자신이 농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코트로 돌아가 후배들과 농구화를 나눴다. 어린 시절 자신이 바라봤던 선배들의 모습처럼, 이제는 후배들이 바라보는 선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2026년.

그가 다시 군산의 이름을 품고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결승전. 태극마크를 단 이정현은 14점과 7어시스트로 한국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군산중에서 시작해 군산고 코트를 누볐던 소년은 연세대를 거쳐 프로 선수가 됐고, 마침내 국가대표 핵심 가드로 성장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2016년 세계선수권 8강을 바라보던 군산고 2학년 이정현은 10년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군산에서 시작된 그의 농구 여정이 이제 한국 남자농구의 역사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겼다.

'군산이 키운 가드' 이정현의 다음 코트가 어디가 될지,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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