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인데 왜 재미없나…상한가·52주 신고가 급감 탓

박성원 선임기자 2026. 9. 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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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고공행진하는데 종목은 잠잠…상승장 온기 확산 안 돼
이달 상한가 112개, 1월보다 52%↓…52주 신고가도 급감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한 7월 3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의 지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별 종목으로 파고들면 시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상한가와 52주 신고가 종목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신저가 종목은 신고가를 크게 웃돌면서 '지수 상승과 체감 장세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로 거래를 마친 종목은 모두 112개다. 유가증권시장 17개, 코스닥 95개다.

이는 지난 1월 234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던 지난 7월 261개와 비교하면 57% 감소했다.

7월까지 뜨겁던 개별주 시장, 두 달 만에 급랭
상한가 종목 감소세는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의 월별 상한가 종목은 1월 33개에서 2월 38개, 3월 47개, 4월 46개, 5월 52개, 6월 56개로 증가했다. 7월에는 68개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하지만 8월 37개로 급감한 데 이어 9월에는 23일까지 17개에 그쳤다.

코스닥 역시 4월 상한가 종목이 223개에 달했지만 8월에는 140개, 이달에는 95개로 감소했다.

문제는 상승 쪽의 움직임만 둔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달 들어 하한가로 마감한 종목은 코스피 1개, 코스닥 13개 등 모두 14개로 이미 지난달 전체 12개를 넘어섰다. 1월 하한가 종목이 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시장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른 것이 아니라, 상승과 하락이 일부 종목에 집중되면서 개별 종목의 체감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52주 신고가'도 급감…상승장의 확산세 약해져
52주 신고가 종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유가증권시장의 52주 신고가 마감 종목은 1월 25개에서 2월 207개로 급증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강했던 시기에 상승세가 여러 종목으로 확산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4월 145개, 5월 127개를 기록했지만 8월에는 31개로 줄었고, 이달에는 26개에 머물렀다.

코스닥 역시 4월 256개, 5월 243개였던 52주 신고가 종목이 7월 25개까지 급감했다. 8월 44개에 이어 이달에는 42개다.

반대로 이달 52주 신저가로 마감한 종목은 코스피 73개, 코스닥 171개로 신고가 종목을 크게 웃돌았다.

단순히 지수만 보면 상승장처럼 보이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모든 종목이 함께 오르는 '확산형 상승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돈은 증시로 들어오지만…'아무 종목이나 오르는 장'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하면서 종목별 순환매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지수 상승 과정에서 은행 등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공격적으로 유입됐지만, 6~7월 이후에는 신규 자금 유입이 둔화하고 기존 자금이 종목별로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부담 역시 중소형주에는 변수다.

허 연구원은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주가 더 큰 부담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재 증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코스피가 몇 포인트 올랐느냐'보다 상승의 폭이 얼마나 넓어졌느냐다.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더라도 상승 종목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고 신고가 종목이 줄어든다면 투자자들이 느끼는 시장의 온도는 지수와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 시장에서는 지수 상승만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상한가 종목 감소와 신고가·신저가 흐름은 '지수는 강하지만 종목 장세는 식어가는' 현재 국내 증시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