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간암 3번 좌절 딛고 ‘리픽투’ FDA 허가···이제 상업화 시험대

한다원 기자 2026. 9. 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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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에서 세 차례 고배를 마셨던 HLB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로 첫 FDA 품목허가를 따냈다. HLB는 올 4분기 리픽투를 미국에 출시하고 향후 간암 신약까지 허가받을 경우 구축한 영업망을 함께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FDA로부터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FGFR2) 표적 항암제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HLB는 중국 항서제약과 함께 개발한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에 도전했지만 2024년 5월과 2025년 3월, 올 7월까지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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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500만달러에 도입한 신약, 2년도 안돼 美 품목허가
4분기 직접 판매···구축한 영업망 향후 간암 신약에도 활용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간암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에서 세 차례 고배를 마셨던 HLB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로 첫 FDA 품목허가를 따냈다. 자체 개발 신약이 아닌 외부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을 미국 자회사가 직접 허가받고 판매까지 맡는 식이다. HLB는 올 4분기 리픽투를 미국에 출시하고 향후 간암 신약까지 허가받을 경우 구축한 영업망을 함께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FDA로부터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2(FGFR2) 표적 항암제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리픽투는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담관암 2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HLB가 미국에서 확보한 첫 신약 품목허가다. HLB는 중국 항서제약과 함께 개발한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에 도전했지만 2024년 5월과 2025년 3월, 올 7월까지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반복된 허가 지연으로 시장에서는 HLB의 신약 허가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HLB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로 첫 FDA 품목허가를 따냈다. / 사진=챗GPT

HLB는 리픽투를 돌파구로 삼았다. 리픽투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 릴레이 테라퓨틱스가 RLY-4008로 임상 1·2상까지 개발한 후보물질이다. 계약금은 500만달러(약 68억원)로 허가와 상업화 등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한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5억달러(약 6835억원)다. 엘레바는 올해 6월 말까지 계약금과 마일스톤, 원료의약품 이전 대가 등을 합쳐 1870만달러(약 256억원)를 지급했다. 향후 허가와 매출 성과 등에 따라 최대 4억8500만달러(약 6630억원)를 추가 지급할 수 있다.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500만달러에 도입한 신약, 2년도 안돼 FDA 허가

리픽투는 FGFR2에 대한 높은 선택성이 특징이다. 기존 FGFR 억제제가 여러 FGFR 단백질을 함께 억제하는 것과 달리 리픽투는 FGFR2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면서 FGFR1·3·4에 대한 불필요한 억제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하루 한 번 70㎎을 경구 복용하는 식이다.

허가 근거가 된 글로벌 1·2상 ReFocus 임상시험에서 리픽투는 허가 대상 환자군을 대상으로 객관적반응률(ORR) 45.7%,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11.8개월을 기록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3개월이였고, 12개월 무진행생존율은 49.2%였다.

이번 허가는 확증 임상을 조건으로 하는 가속승인이 아닌 일반승인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 경쟁 제품들이 가속승인을 받은 것과 차이가 있다. 가속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시판 이후 확증 임상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추가 입증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허가가 철회될 수 있다.

담관암 시장 자체는 크지 않다. 미국암학화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약 8000명의 담관암 환자가 새롭게 진단받으며 FGFR2 융합·재배열은 간내 담관암 환자의 약 10~1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글래스는 지난해 미국 담관암 치료제 시장을 2억2710만달러(약 3105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7억7610만달러(약 1조610억원)에서 2032년 8억8420만달러(약 1조209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 미국 출시···관건은 처방과 매출 확보 여부

엘레바는 올 4분기 리픽투를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신약 허가라는 첫 관문을 넘어 기존 치료제가 자리 잡은 시장에서 실제 처방과 매출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졌다. 리픽투 임상에서 전체 투여 환자 385명 중 망막색소상피박리가 31%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안전성 관리도 변수다. FDA가 투여 초기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요구하는 이유다.
진양곤 의장이 HLB 유튜브에서 리픽투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캡처

HLB는 리픽투 판매를 위해 구축한 미국 영업 조직을 향후 간암 신약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담관암과 간암 치료제를 처방하는 의료진이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리픽투 상업화를 통해 먼저 미국 항암제 시장의 판매 경험과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FDA 승인 이후 유튜브에서 "리픽투를 2040년까지 14년간 특허를 보장받으면서 글로벌 시판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기술 수출을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신약 개발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리픽투의 영역 확대도 추진 중이다. 엘레바는 이달 14일 유럽의약품청(EMA)에 담관암 치료제로 품목허가신청(MAA)을 제출했다. FGFR2 융합·재배열을 보유한 다른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등 추가 적응증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아울러 HLB는 중국 항서제약과 개발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을 간암 1차 치료제로 FDA에 다시 신청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HLB는 직전 CRL의 원인이 됐던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실사에서 자발적 시정 권고(VAI) 판정을 받으면서 허가에 걸림돌이 됐던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리보세라닙은 FDA가 지적했던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cGMP) 문제의 보완이 이미 완료됐다"면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신청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추석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3일 HLB는 전 거래일과 같은 3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만50원에서 3만2600원 사이를 오갔지만 종가는 보합이었다.

계열사 가운데 HLB이노베이션은 6% 상승한 1만5160원, HLB제약은 3% 오른 7670원에 장을 마쳤다. HLB파나진과 HLB글로벌도 각각 1.9%, 1.8% 상승했다. 반면 HLB제넥스는 1%, HLB테라퓨틱스와 HLB바이오스텝은 각각 0.5% 하락하는 등 그룹주별 흐름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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