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고통받는 ‘소식좌’들 주목…소용량 식품이 뜬다
추석 연휴에 가장 고통받는 이들 중 하나는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다. 온 가족이 모여 밥 먹는 자리에서 혼자 숟가락을 먼저 내려놨다가 잔소리를 듣기 일쑤다. 그러나 이제 소식좌도 항변할 거리가 생겼다. 소식(小食)이 대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 문화는 잠깐의 유행을 넘어 우리의 일상 곳곳을 바꾸고 있다. 소식 트렌드를 반영해 햇반·스팸 등 대표 가공식품들의 크기가 작아지고, 대형마트·편의점 매대 역시 소용량 간편식과 신선식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식이요법을 통한 꾸준한 건강 관리가 많은 이의 관심사가 되고,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딱 먹을 만큼만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된 영향이다.
◇미니 즉석밥·커피·스팸 뜬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밥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110g짜리 백미 제품인 ‘햇반 부드러운 미니밥’을 출시했다. 기존 대표 백미 제품(210g) 대비 용량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이다. 지난 6월 파로통곡물밥, 렌틸콩현미밥 등 110g짜리 ‘햇반 라이스플랜 미니밥’ 2종을 내놓은 데 이어, 백미로 제품군을 넓혔다.

실제 작은 크기의 즉석밥은 최근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올 1~9월 130g 즉석밥 매출이 전년 대비 57.2% 늘었다. 전체 즉석밥 매출에서 130g 용량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작년 18.8%에서 올해 28.3%로 늘었다.
소용량 트렌드는 식음료 업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남양유업이 지난달 초 선보인 ‘프렌치카페 악마의 유혹’ 200mL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1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기존(250mL)보다 용량을 50mL 줄였고, 가격도 기존(1300원)보다 낮은 900원대로 책정했다. 스팸의 경우 소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에선 ‘스팸 싱글 파우치(80g)’ 등 소용량 제품이 스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66%로, 2년 전(59%) 대비 7%포인트 올랐다.
◇적게 먹고 가성비도 챙긴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이 적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즐기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트렌드에 맞게 유연한 운영이 가능한 PB(자체 브랜드)나 신선식품을 통해, 이런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롯데마트에선 올 1~9월 소용량 과일 7종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수박·파인애플·멜론 등 여러 과일을 200g 안팎 용량의 팩에 함께 담은 제품이다. 이마트에선 ‘곰탕맛 쌀국수 미니컵(59g)’ ‘1분짜장(130g)’ 등 간편식을 PB 브랜드(5k프라이스)를 통해 1000원 이하에 판매 중이다.

편의점 매대도 바뀌고 있다. GS25는 양파·오이·마늘 등 채소 19종을 기존 대비 가격과 용량을 낮춰 1~2인용으로 판매 중이다. 깐마늘은 50g에 1300원으로, 기존 200g 대비 용량은 75%, 가격은 66% 낮췄다. 소용량 제품이 기존 제품의 인기를 앞서기도 한다. CU가 지난달 출시한 ‘미니김밥 유부초밥 콤보’(유부초밥 2개, 김밥 3개)는 지난 21일까지 약 8만개가 판매되며, 스테디셀러인 참치마요유부초밥 판매량(6만 5000개)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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