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팔면 26만원 플랫폼 몫”, 자영업자들 수수료 개편 호소

고유찬 기자 2026. 9.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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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 붙은 배달 플랫폼 광고들. /뉴시스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배달 수수료’ 개편을 호소하는 자영업 단체 5곳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음식점,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이다.

이들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업체에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인하를 요구했다. 또 자사 우대, 광고비 강요와 같은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소상공인 업계와 ‘민간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와 국회의 중재 및 대책 마련을 기대했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자, 직접 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 음식점 사장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배달 수수료 관련 대책을 약속했지만 감감무소식이라 직접 나선 것”이라고 했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도 “8, 9월에도 가게 매출이 급격히 줄었는데 추석 배달 수수료는 또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며 “정부 대책 기다리다가 가게 문을 먼저 닫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100만원 팔면 26만원이 플랫폼 몫”

소상공인 단체들이 추석을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연 것은, 현장의 수수료 부담이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월평균 총거래 비용(수수료·배달비·광고비 합산)은 월 매출의 26.2%에 달한다. 매출 100만원을 올리면 26만원 이상이 플랫폼 관련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카페 업종은 음료 한 잔, 디저트 하나 팔아서 남는 마진이 극히 적다 보니 플랫폼에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를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것은 누적되는 적자와 한숨뿐”이라며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탄식이 골목 상권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고 했다.

또 배달 앱끼리 벌이는 ‘무료 배달’ 경쟁의 부담이 사실상 점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배달 앱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가게 노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플랫폼이 내놓는 조건들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배달 앱이 손님들한테 무료 배달이라고 생색은 다 내면서, 그 비용 부담을 얹은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음식점들은 앱 상단에서 밀려나 장사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송치영(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배달 플랫폼 관련 5개 단체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잡한 수수료·배달비 구조부터 투명화해야”

배달 앱 업계는 소상공인들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반박한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최근 중기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결제 수수료, 선택형 광고비 등을 모두 묶어 플랫폼 부담금으로 부르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내 기본 중개 수수료율(7.8~9.8%)이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15~35%)에 비해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수료 체계와 실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을 통해 양측 간 입장 차를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형 마트·홈쇼핑 수수료를 공시해 유통 갈등을 완화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플랫폼마다 수수료 계산 방식이 달라 자영업자들이 실제 비용 부담을 비교하기조차 쉽지 않은 구조”라며 “정부가 업체별 배달 앱 수수료와 부담 구조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개하는 공시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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