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추·석 남매'로 불렸는데… '盧 탄핵' 금기까지 건드리며 갈등, 왜? [노변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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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다정하고 친근하게 한국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공소청 직제안,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 지명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를 직격하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탄핵 전조 같다"고 받아친 것이죠.
추 지사가 2016년 9월 더불어민주당의 원외 민주당 흡수 합당을 통해 김 대표의 정치적 재기를 마련해 준 것을 두고 이러한 '동병상련'이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추 지사가 공소청 직제안과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하자 김 대표는 '탄핵 전조 같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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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친문 부상에 주류 밀려난 DJ키즈
추미애 "내란세력에 전전긍긍" 지적에
"노무현 탄핵 전조 같다" 경고한 김민석
'개혁파'와 '구조적 다수파' 노선 갈등 양상
편집자주
주말 아침, 다정하고 친근하게 한국 정치 이면의 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갈등과 분노가 아닌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일 년 중 가장 풍요로운 시기라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때아닌 '추석(추미애·김민석)'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공소청 직제안,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 지명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를 직격하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탄핵 전조 같다"고 받아친 것이죠. 김 대표는 추 지사의 6·3 지방선거 당시 정치자금 지출 내역까지 살피겠다고 했습니다. 한때 '추석 남매'로 불릴 만큼 가까웠던 두 사람이 강하게 맞붙으며 차기 대권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친노·친문 부상, 비주류로 동병상련 겪은 'DJ 키즈'… 마포민주당 합당까지
두 사람은 시차는 있으나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인재 영입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김 대표는 1992년 14대 총선을 앞두고 DJ로부터 민주당 영등포을 조직위원장 임명장을 받습니다. 추 지사는 광주고법 판사로 재직하던 1995년, 김 전 대통령의 영입 제안을 받아 새정치국민회의에 합류했습니다. 15대 초선 동기인 두 사람은 동교동계로 분류되며 차세대 민주진영 대표 인사로 주목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도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김 대표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시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며 탈당을 택한 '후보단일화협의회' 사태의 중심이었습니다. 추 지사는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습니다. 당의 중심이 동교동계에서 친노·친문으로 넘어가던 즈음에 발생한 일들이죠. 추 지사가 2016년 9월 더불어민주당의 원외 민주당 흡수 합당을 통해 김 대표의 정치적 재기를 마련해 준 것을 두고 이러한 '동병상련'이 배경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내란세력에 전전긍긍하나" vs "탄핵 전조 같다"
이랬던 두 사람의 관계가 최근 심상치 않습니다. 추 지사가 공소청 직제안과 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하자 김 대표는 '탄핵 전조 같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의 '정치적 트라우마'이자 범여권 금기어로 통하는 '노무현 탄핵'이란 표현까지 동원한 겁니다.
추 지사는 공소청 직제안 입법예고안 발표 이후 수사권을 들어낸 만큼 공소청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왔습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 이후엔 "조직 내에서 사법정의를 버리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자"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지명 철회를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은 내란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12일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 "검찰개혁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간다"(10일 김어준씨 방송) 등 추 지사의 공개 발언은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입니다.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으로 여권 전체가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 대통령까지 겨냥하자 김 대표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그는 14일 민주당TV에서 "다시 힘을 모아야 할 시점에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안착해야 할 시기에 안팎의 세력이 힘을 합쳐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하려던 전조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22일에도 "적어도 여당 의원급 정도 되는 구성원들은 당 내부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좋겠다"라고도 했습니다. 여권 지지율 하락이 지속되는 상황에 갈등과 분열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라는 경고였죠.
이 외에 김 대표는 지선 당시 추 지사가 '주식회사 박시영'과 맺은 용역계약 약 21억 원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이뤄져 살펴야 한다"는 이유였으나 추 지사는 과거 이 대통령, 김동연 전 지사와도 계약한 업체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추 지사는 "선거를 치르며 노하우가 생긴 업체와 계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표면적으론 노선 갈등… 이면에는 차기 대권 다툼?
여권에선 두 사람 충돌을 8·17 전당대회의 연장전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개혁파와 이 대통령의 의중을 받든 김 대표를 지지하는 구조적 다수파의 노선 갈등이라는 것이죠. 추 지사는 당내 대표적인 개혁파 인사입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윤 갈등'으로 지지층을 모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선에도 도전했습니다. 지난 전대에선 '개혁 당대표'를 내걸었던 김 대표의 경쟁자였던 정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습니다.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추 지사는 집권여당 대표, 6선 의원, 법무부 장관에 경기지사를 거치며 대통령 빼고 할 수 있는 직책은 모두 경험해 본 인사입니다. 정치인으로서 남은 과제인 대선을 위해, 이미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을 따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선명성 있는 발언으로 팬덤을 구축해왔던 이 대통령의 행보를 따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일각에서는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 당시 친이재명계 상당수가 한준호 의원을 측면 지원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추 지사의 발언이 득보다 실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추 지사 발언 이후 산후조리비 지원 사업 예산 부족 문제, 재정난 속 도정 홍보 현수막 요청 등의 논란이 더욱 부각됐다는 것이죠. 갓 취임한 광역단체장이 지방행정보다 형사사법 체계에 많은 신경을 쓴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여의도 신경 쓰지 말고 도정에나 잘 신경 쓰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가 필요 이상으로 추 지사 등 당내 개혁파에 대응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대표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당내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의 공개 저격은 부적절했다는 취지입니다. 한 중진 의원은 "추 지사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당이 쪼개지냐"라며 "김 대표의 말 한마디가 오히려 당을 분열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원도 "우리 당원 가운데 추 지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상당수"라며 "통합과 봉합과는 맞지 않는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내 추석 갈등이 해소될지 오히려 증폭될지는 명절 이후에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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