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붐도 넘어선 AI 투자…美 경제, 10조달러 승부수

미국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는 돈이 19세기 철도 건설을 뛰어넘어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산업 투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설비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전기 요금과 물가를 끌어올리고 금융시장에 위험을 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경제학자 스테인 판 니우에뷔르흐는 브루킹스연구소에 발표한 연구에서 2025년부터 2032년까지 미국의 데이터센터와 AI 관련 인프라 투자액을 총 10조3000억달러(약 1경4000조원)로 추산했다. 서버와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물, 전력·통신망 구축 비용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앞으로 8년간의 예상 투자액으로, 이미 집행된 금액은 아니다.
전망대로라면 연평균 투자액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63%에 이른다. 19세기 후반 철도 건설 붐 당시의 2.24%를 웃돈다. 고속도로 건설기(1.13%), 인터넷 확산기의 통신·광섬유망 구축(1.10%), 운하 건설기(0.66%)와 비교해도 크다. 미국 경제의 지형을 바꿔 놓았던 철도와 고속도로보다 AI 인프라에 더 큰 경제적 자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투자 열기는 이미 건설 현장에서 확인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민간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3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억달러 늘었다. 반면 주택·상가 등을 포함한 다른 민간 건설 지출은 같은 기간 460억달러 줄었다. 데이터센터가 건설 인력과 전력을 선점하면서 다른 산업의 비용을 높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 효과도 크다.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트인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서 AI와 관련해 새로 생긴 일자리가 75만개를 넘는다고 추산했다. AI 관련 구인 공고의 중간 연봉은 약 18만달러로, 전체 구인 공고 중간값인 8만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인력과 AI 엔지니어 등 전문직 수요가 함께 늘어난 결과다.
다만 막대한 투자 자금의 조달 방식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빅테크 기업들이 합작회사나 특수목적법인 등을 통해 빚을 내면 외부에서 전체 부채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소개하며 “AI 투자 경쟁에 따른 위험이 대기업의 투명한 재무제표 안에서 합작회사, 사모대출, 특수목적법인 등을 통한 불투명한 자금 조달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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