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도 도진 ‘공짜병’…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에 주유소 기름값 인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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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올해 추석 연휴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 리터당 100원 인하')를 보면, "국토부는 오늘(9월 22일)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9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4일간 전국의 고속도로(민자고속도로 포함)를 이용하는 경우 통행료를 면제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보다 더 황당한 정책이 추석 연휴 4일 동안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번 유류 가격 인하 때문에 연휴 차량이 주유를 위해 몰리고, 특히 주유하는 용량이 많은 대형 트럭이 앞에서 많은 양의 기름을 주유할 경우 자칫 고속도로 주유소 앞에 밀려든 차량으로 일반 국민이 더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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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지원 효과도 없고, 내수진작 효과도 검증된 적 없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해마다 반복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부채 44조5000억 원, 부채 비율 95.58%...올해 부채 비율 사상 처음으로 100% 넘길 것 확실시
“한국도로공사 부실 심화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 커져

정부가 올해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민자고속도로를 포함해 면제 기간 중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 적용된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한다.
■올해 추석에도 다시 도진 ‘공짜병’(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부승찬(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병)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법상 공익서비스비용(PSO) 보전 근거가 마련된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고속도로 통행료 공익서비스비용 보전 대상 누적 감면금액은 총 5조450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쉽게 말해 2009년부터 작년까지 고속도로 통행료로 깎아준 금액이 5조4000억 원을 넘는다는 뜻이다.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깎아주면 관련 법에 국가가 지원해 주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2009년 이후 17년 동안 정부 예산에 반영된 보전금은 단 1원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한국도로공사는 ‘시장형 공기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보전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관련 법률에 명백히 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17년 동안 단 1원도 지원하지 않은 것은 관련 법률을 사실상 사문화(死文化)시키는 ‘구 시대적인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승찬 의원은 “현행 ‘유료도로법’ 제15조 제4항 및 ‘한국도로공사법’ 제16조의2는 국가 정책이나 공공 목적에 따라 발생한 통행료 감면 비용(PSO)을 국가 또는 원인 제공자가 전부 또는 일부 부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가 있는데도 17년 동안이나 단 1원도 지원하지 않는다면 법률 규정을 폐기하거나, 일부라도 지원하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추석에도 다시 도진 ‘공짜병’(2)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면제 14종, 할인 9종 등 총 23종의 감면 제도를 운영 중이며, 2025년 명절 면제(1192억 원)와 친환경차 할인(580억 원) 등 정부 주도 감면이 늘어나면서 연간 감면액이 2006년 1370억 원에서 2025년 4712억 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통행료 수입 중 감면 비율 역시 10.7%로 확대됐다. 전체 통행요금 수입에서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공기업이라고 해도,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는 2024년을 제외하고 매년 법적 근거에 따라 국토교통부를 통해 기획재정부 등에 예산 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번번이 배제되면서, 근거법 최초 시행 이후 17년이 지나도록 단 한 차례도 보전금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런 정부의 미보전 방침은 타 공공 교통 기관 및 민자고속도로와의 형평성 문제도 야기한다는 게 부 의원의 지적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경우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제32조에 근거해 노인·장애인·유공자 운임 감면 등에 대해 최근 5년 동안(2021~2025년) 연간 약 4000억원 규모의 PSO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동일한 유료도로인 민자고속도로 역시 ‘유료도로법 및 협약’에 근거해 명절 연휴 기간 통행료 면제에 따른 손실액을 정부 예산으로 보전받고 있다.
부 의원은 “유료도로법과 한국도로공사법에 공익서비스 비용 보전 근거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음에도 17년째 예산이 미반영된 것은 정부 스스로 법적 취지를 외면한 것”이라며 “정부는 법적 근거와 형평성 기준에 부합하도록 도로공사에 대한 PSO 예산 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절만 되면 ‘고질병’이 된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그러면 2017년부터 시작된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왜 하는 것일까. 국토교통부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올해 추석 연휴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 리터당 100원 인하’)를 보면, “국토부는 오늘(9월 22일)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추석 연휴 기간 국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해 9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4일간 전국의 고속도로(민자고속도로 포함)를 이용하는 경우 통행료를 면제하는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차가 있는 국민’만 혜택을 볼 수 있다.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저소득층에게는 혜택이 전혀 돌아갈 수 없는 구조다.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는 정책도 ‘차가 있는 국민’만 혜택을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저소득층은 혜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한 정책을 왜 사실상 국민 세금을 써가면서 해마다 실시하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속도로 악화하는 한국도로공사 재무 상태…“올해 부채 비율 사상 처음으로 100% 넘어설 것 확실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등재돼 있는 한국도로공사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재무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부채총계는 2021년(결산 기준) 33조2833억원에서 지난해(2025년)에는 44조5368억 원으로 33.8%(11조2535억 원)나 급증하고 있다. 단 4년 만에 부채총계 비율이 33.8%나 늘어나는 것은 경영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경고등’이다.
부채비율은 2021년 82.96%에서 지난해 95.58%로 높아졌다. 한국도로공사 부채비율이 90%를 넘은 것은 2024년(90.97%)이 처음이었고, 지난해에는 95.58%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도로공사 고위관계자는 “올해 한국도로공사의 부채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물론 한국도로공사는 부채 비율이 아직 100% 안팎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의 재무 상태가 현재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고,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심각한 재무관리 경고등이 켜질 것이 확실시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등재돼 있는 한국도로공사 ‘연결포괄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의 천문학적인 부채에 따른 이자 비용만 8134억 원에 달했다. 2024년만 해도 7114억 원에 머물렀던 이자 비용이 1년 만에 1020억 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잇따라 상승하는 ‘금리인상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로공사의 올해 이자비용은 1조 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이자비용은 1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된다.

■통행료 면제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고속도로 주유소 ℓ당 100원 인하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보다 더 황당한 정책이 추석 연휴 4일 동안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는 정책이다.
첫째, 이 정책은 차량을 소유하지 못한 저소득층은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는 소득역진적인 정책이다. 저소득층의 복지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이재명 정부가 차량을 소유하지 못한 계층은 혜택을 보지 못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둘째,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을 ℓ당 100원 인하하는 정책 때문에 고속도로 주유소에 주유 차량이 몰릴 경우 고속도로 주유소에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국민이 혜택을 보기보다는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예컨대, 아반테 차량의 경우 40ℓ의 기름을 가득 주유할 경우 이번 정책으로 혜택을 보는 금액은 4000원 정도다. 그런데 이번 유류 가격 인하 때문에 연휴 차량이 주유를 위해 몰리고, 특히 주유하는 용량이 많은 대형 트럭이 앞에서 많은 양의 기름을 주유할 경우 자칫 고속도로 주유소 앞에 밀려든 차량으로 일반 국민이 더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 인하로 고속도로 주변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등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개의 경우 자본주의 경제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 변수를 통제하면 수요와 공급에 예측하기 어려운 큰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도 그렇고, 고속도로 주유소 유류 가격 한시 인하도 불필요한 가격 변수 조작으로 시장에 많은 부작용을 미칠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관련 공기업(한국도로공사)의 재정 상태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해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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