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접수, 골프화 나와”…발걸음 바빠진 신흥강자들

이지안 기자(cup@mk.co.kr) 2026. 9. 2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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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로 시작한 브랜드들의 보폭이 부쩍 커지고 있다. 러닝 열풍을 등에 업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전통 스포츠 강자들을 위협하더니 이제는 러닝 트랙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러닝 붐을 타고 질주한 신흥 스포츠 브랜드에는 이제 '러닝 다음'이 숙제가 됐다. 러닝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신흥 스포츠 브랜드들이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세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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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2029년 매출 56억스위스프랑 목표
러닝 넘어 축구 이어 골프까지 사업 확장
호카는 이랜드와 손잡고 韓시장 확대 채비
기존 총판과 유통권 분쟁은 변수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이 2029년 중장기 목표 전략을 공개했다. [사진=온 제공]
러닝화로 시작한 브랜드들의 보폭이 부쩍 커지고 있다. 러닝 열풍을 등에 업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전통 스포츠 강자들을 위협하더니 이제는 러닝 트랙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 온(On)은 축구에 이어 골프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고, 호카(HOKA)는 국내 유통 파트너를 이랜드로 바꾸며 한국 시장 확대 채비에 들어갔다.

스위스에서 출발한 온은 최근 투자자의 날을 열고 2029년까지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러닝 다음’을 키우는 것이다. 러닝과 스니커즈, 의류 사업을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축구와 골프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러닝 전문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 스포츠웨어 브랜드로 몸집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목표도 공격적이다. 온은 2025년 30억1000만스위스프랑(약 4조9500억원)이던 매출을 2029년 최소 56억스위스프랑(약 9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26~2029년 고정환율 기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0% 후반대를 제시했다. 매출총이익률 65% 이상, 조정 EBITDA 마진 22% 이상도 목표로 내걸었다. 여기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규모의 첫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했다.

온이 주목하는 소비자는 이른바 ‘무브먼트 클래스’다. 운동을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소비층이다. 출근할 때 러닝화를 신고, 일상복으로 기능성 의류를 입는 흐름이 대표적이다. 온은 러닝에서 쌓은 기능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스니커즈와 의류는 물론 축구·골프로 옮겨 이들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호카. [사진=호카 제공]
한국에서는 호카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호카 모회사 데커스는 지난 8월 이랜드를 새로운 한국 총판으로 선정했다. 국내에서 뉴발란스를 연매출 1조원대 브랜드로 키워낸 이랜드의 유통·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호카도 한 단계 더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는 최근 상품기획과 영업, 온라인MD, 마케팅, 디자인, 생산 등 호카 사업을 담당할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다만 국내 유통권을 둘러싼 교통정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커스는 지난해 12월 기존 총판 조이웍스 전 대표의 폭행 사건이 불거진 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조이웍스는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국제분쟁해결센터(ICDR)에 중재를 신청했고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이웍스 측은 이랜드의 신규 파트너 선정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랜드 측은 데커스와 적법하게 계약했다는 입장이다.

새 총판은 정해졌지만 계약 발효 시점과 기존 매장·재고의 이관 방식 등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사업 전환 시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러닝 붐을 타고 질주한 신흥 스포츠 브랜드에는 이제 ‘러닝 다음’이 숙제가 됐다. 온은 축구와 골프로 운동장을 넓히고, 호카는 한국 유통망을 다시 짜면서 의류·용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러닝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신흥 스포츠 브랜드들이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세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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