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경체] 고속도로 기름값 할인에 업계 반발, 왜?

송성환 기자 2026. 9. 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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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인 오늘부터 나흘 동안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100원 내려갑니다.

귀성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 정작 주유소 업계는 특정 주유소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오늘부터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100원 내려갑니다.

여기에 더해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총 226곳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리터당 100원씩 할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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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추석 연휴인 오늘부터 나흘 동안 고속도로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100원 내려갑니다. 

귀성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인데, 정작 주유소 업계는 특정 주유소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할인 혜택이 왜 업계의 반발을 불러온 건지, 손희애 경제 크리에이터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부터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이 리터당 100원 내려갑니다. 

어디에서, 얼마나 할인받을 수 있는 겁니까?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차로 고향으로 가시는 분들께는 그야말로 '명절 보너스' 같은 소식입니다.

정부가 오늘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전면 면제하는데요.  

여기에 더해서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 총 226곳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리터당 100원씩 할인합니다. 

"명절이라고 원래 가격 비싸게 올려놓고 거기서 100원 깎아주는 거 아니야?" 의심하실 수도 있는데, 지난 17일 평균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딱 100원을 내린 거라 체감이 꽤 크실 겁니다. 

재원은 세금이 아니라 도로공사의 자체 수익금을 활용하고요.

전기차 차주분들을 위한 꿀팁도 하나 더 있는데요. 

이 기간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공공 충전기를 이용하시면 충전 요금이 절반, 즉 50%나 할인되니까 시간 맞춰서 휴게소 들르시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이혜정 앵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만, 주유소 업계는 철회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소비자 입장에선 대환영할 일이지만, 전국 일반 주유소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거든요.

한국석유유통협회나 주유소협회에서는 이번 조치를 "민간 시장을 교란하는 선심성 특혜 행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동네나 국도변에서 영업하는 자영 주유소들은 국제 고유가 상황에 임대료, 인건비, 카드 수수료까지 올라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려 있는데요. 

이런 힘든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기관의 넉넉한 재정을 투입해 특정 고속도로 주유소들만 가격을 확 낮춰버리니, 공정한 가격 경쟁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지고 결국 손님을 다 빼앗기게 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겁니다.

이혜정 앵커

그런데 할인 대상은 전국 9천여 개 주유소 가운데 226곳, 2% 남짓입니다. 

숫자로 보면 많지 않은데, 업계가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전국 주유소가 약 9천 개 정도 되는데, 이번에 할인을 받는 고속도로 주유소는 226곳이니까 숫자만 보면 2% 남짓이 맞습니다. 

하지만 '추석 명절'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평소라면 동네 주유소를 단골로 가던 사람들도, 명절에는 어차피 고향 가느라 다들 고속도로를 타잖아요? 

운전자들 머릿속에 "동네에서 비싸게 넣지 말고, 기름 게이지 비워뒀다가 고속도로 올라가서 100원 싸게 가득 채우자"라는 심리가 작동하게 됩니다.

결국 이 2%의 주유소가 블랙홀처럼 귀성객들의 기름 수요를 싹 빨아들이게 되는 거죠. 

자영 주유소 입장에서는 추석 귀성길이 1년 중 매출이 가장 크게 오르는 '대목'인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명절 특수가 통째로 날아갈 위기에 처했으니 생존 문제로까지 번지는 겁니다.

이혜정 앵커

그렇다면 업계 주장처럼 유류세를 더 내리거나 할인 혜택을 전국 주유소로 확대하면 어떻습니까?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맞습니다. 

주유소 업계는 특정 주유소만 콕 집어서 밀어줄 게 아니라, 아예 유류세 인하 폭을 더 키워서 모든 국민과 9천 개 주유소가 골고루 혜택을 보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이게 굉장히 부담스러운 카드입니다. 

전국 9천 개 주유소에 모두 리터당 100원씩 보조금을 주려면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요, 

그렇다고 유류세를 더 내리자니 지금도 세금이 덜 걷혀서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이른바 '세수 펑크'에 대한 우려가 너무 큰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국가 세금을 직접 쓰는 대신 한국도로공사라는 공공기관의 '자체 수익금'을 활용해 혜택을 주려다 보니, 결국 혜택을 받는 고속도로 주유소와 소외된 98% 일반 주유소 간의 극심한 갈등과 부작용을 낳게 된 딜레마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이번에는 젊은 세대의 지갑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0대의 술집 결제가 3년 사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젊은 세대의 소비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겁니까?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네, 최근 한 카드사에서 결제 내역을 분석해 봤더니, 올해 상반기 20대의 술집 결제 건수가 불과 3년 전보다 절반 이상(52%)이나 뚝 떨어졌습니다. 

이게 단순히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져서만은 아닌데요.

건강과 자기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스스로 알아서 술을 멀리하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즉 자발적인 절주 문화가 20대 사이에 확실하게 자리 잡은 겁니다. 

여기에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서 비싼 술값이 부담되기도 하고, 예전처럼 밤늦게까지 2차, 3차 이어지는 회식 문화도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술자리 지출이 확 줄어든 거죠.

이혜정 앵커

그런데 요즘 우리 젊은 세대를 보면은요, 술자리나 식비는 아낍니다.

그런데 한정판 상품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상반된 소비 같은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점심값은 천 원이라도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면서, 한정판 제품을 구하려고 평일 새벽부터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모습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겉보기엔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한데요.

전문가들은 최근 이런 현상을 두고 '양극화된 소비' 패턴이 아주 뚜렷해졌다고 분석합니다. 

평범한 일상이나 식비, 생필품을 살 때는 돈과 시간을 극한으로 아끼는 '초절약' 모드를 켜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고 가치를 두는 '특별한 경험'이나 '한정판'에는 기꺼이 돈과 시간,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겁니다. 

무조건 안 쓰고 싼 것만 찾는 게 아니라, 평소엔 철저하게 가성비를 따지면서도 내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는 프리미엄을 기꺼이 지불하는 요즘 세대만의 뚜렷한 소비 공식이라고 봐야 겠습니다.

이혜정 앵커

'무지출 챌린지'나 이른바 '거지방'처럼 절약 자체를 놀이처럼 즐기고 인증하는 문화도 있는데요. 

청소년들의 용돈 관리에도 참고할 만한 소비 방식일까요?

손희애 / 경제 크리에이터

네, 저는 당연히 이 부분들에서 청소년들이 긍정적으로 착안할 부분이 뚜렷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는 비싼 명품이나 오마카세를 SNS에 자랑하는 '플렉스(과시형 소비)'가 유행했다면, 지금은 익명 단톡방에 모여서 서로 낭비한 지출을 혼내주고 아끼는 과정을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기고 있거든요. 

우리 청소년들 입장에서도 친구들을 무작정 따라 충동구매를 하거나 겉모습만 꾸미는 소비에서 벗어나서, 한정된 용돈 안에서 불필요한 낭비는 과감히 줄이고 내가 진짜 원하는 곳에만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나만의 소비 기준을 세우고 절약 자체를 스트레스 없이 게임처럼 익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서 또 행동으로 까지 옮겨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혜정 앵커

오늘은 추석 기름값 할인을 둘러싼 논란부터 달라진 젊은 세대의 소비까지 살펴봤습니다.

같은 할인이나 절약이라도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내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소비하는지 따져보는 것이 경제를 이해하는 출발점일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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