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000만원 빌려줬더니 사흘 만에 폐업… 줄줄새는 소진공 ‘혁신성장촉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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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자금 6000만원을 받은 소상공인이 대출 실행 사흘 만에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책자금 대출 후 30~31일 만에 문을 닫은 사례들이 공개된 데 이어 올해는 대출과 폐업 사이의 간격이 사흘까지 짧아진 것이다.
지난해 10월 허성무 의원실이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정책자금 직접대출 후 가장 빨리 폐업한 100곳의 폐업 소요기간이 30~31일, 평균 30.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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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은지 불과 사흘만에 기존 사업을 폐업하고 재창업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진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4/ned/20260924160137515mnnn.png)
30일 내 폐업 상위 5곳 모두 ‘혁신성장촉진자금’…매각·재창업 사례도 잇따라
상권 침체·내점객 감소 등 대출 전에도 확인 가능했던 경영여건…심사 실효성 도마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서현 기자] 정부 정책자금 6000만원을 받은 소상공인이 대출 실행 사흘 만에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파악한 폐업 사유는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 내점객 수 저하로 폐업 후 재창업’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책자금 대출 후 30~31일 만에 문을 닫은 사례들이 공개된 데 이어 올해는 대출과 폐업 사이의 간격이 사흘까지 짧아진 것이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책자금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A업체는 지난 6월4일 ‘혁신성장촉진자금’ 6000만원을 대출받았다. 폐업일은 불과 사흘 뒤인 6월7일이었다. 폐업 사유는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 내점객 수 저하로 폐업 후 재창업”이다.
정책자금이 실제 경영 개선에 투입될 시간조차 갖기 전에 사업자가 문을 닫은 셈이다. 특히 소진공이 파악한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이나 ‘내점객 수 저하’는 일정 기간 누적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영 여건에 가깝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해당 업체의 매출 감소나 상권 변화, 폐업·재창업 계획을 어느 정도 파악했는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으로 분서괸다.
지난해 공개된 초단기 폐업 사례와 비교하면 폐업까지 걸린 기간은 더욱 짧아졌다. 지난해 10월 허성무 의원실이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정책자금 직접대출 후 가장 빨리 폐업한 100곳의 폐업 소요기간이 30~31일, 평균 30.5일이었다. 당시 경북의 한 숙박·음식점업체는 스마트자금 4000만원을 받은 지 한 달 만에 폐업했고, 경기 소재 제조업체도 소공인특화자금 7000만원을 받은 뒤 30일 만에 문을 닫았다.
올해 소진공이 별도로 집계한 30일 이내 초단기 폐업 사례는 이보다 훨씬 짧았다. 대출 규모가 큰 상위 5곳 모두 ‘혁신성장촉진자금’을 받았고, 대출 이후 3~29일 사이 폐업했다.
실제로 8000만원을 받은 B업체는 지난 3월30일 대출 실행 후 29일 만인 4월28일 문을 닫았다. 폐업 사유는 ‘사업장 매각 후 재창업 예정’이었다. C업체는 7000만원을 빌린 뒤 20일 만에 폐업했다. 해당업체가 폐업 사유로 낸 설명은 ‘지역 방문객 감소로 경영 악화’다.
6000만원을 받은 또 다른 D업체는 대출 실행 7일 만에 폐업했다. 폐업 이유는 ‘상권 활기 저하, 유동인구 감소로 경영 악화로 인한 사업체 매각’이었다. 6000만원을 받은 E업체 역시 11일 만에 문을 닫았다. E업체가 폐업 사유로 제시한 것은 ‘프랜차이즈 인기 하락, 단가 상승, 수익성 악화로 폐업 후 재창업’이었다.
초단기 5곳 가운데 3곳의 폐업 사유에 ‘재창업’ 또는 ‘재창업 예정’이 포함됐고, 2곳에는 사업장·사업체 매각이 등장한다. 단순히 갑작스러운 영업 악화로 사업을 접은 사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다른 사업을 준비하거나 사업체를 매각하는 과정에 정책자금이 집행된 사례가 섞여 있는 것이다.
초단기 폐업은 일부 업체에 그치지 않는다. 소진공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정책자금을 받은 뒤 한 달 이내 폐업한 소상공인은 모두 2910곳이다. 대출액은 608억8000만원에 달했다. 2022년 1187곳, 2023년 465곳, 2024년 472곳, 2025년 467곳이었고 올해도 7월까지 319곳이 정책자금을 받은 뒤 한 달 안에 폐업했다. 올해 해당 업체들에 나간 자금만 92억원이다.
문제는 대출 심사와 사후관리다. 소진공은 “정책자금 대출 신청·심사·약정 과정에서 국세청 조회를 통해 휴·폐업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실사를 통해 사업성과 업황 등을 살피고 있다”며 “신용 취약 소상공인의 경우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현장실사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진공이 ‘해법’이라고 제시한 휴업이나 폐업 조회는 이미 폐업한 업체를 가려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수일 뒤 폐업을 준비 중인 사업자의 계획까지 판별하기는 어렵다. 또 소진공이 설명한 현장실사 역시 대출을 받는 소상공인이 ‘불순한 의도’를 가졌다면 징후 포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한계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소진공은 “초단기 폐업 업체에 대해서는 별도 사후관리 절차를 운영 중”이라며 “대출 실행일부터 90일 이내 폐업한 경우 대출금 사용내역을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정책자금 심사의 허점은 지적됐다. 소진공은 지난해 허위서류 작성 등 악의적 폐업 또는 의심 사례 23건을 적발했으며 관련 융자금액은 5억4000만원이었다.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의뢰도 이뤄졌다. 소진공은 당시 정책자금 신청 및 약정 과정에서 폐업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성무 의원은 “대출 3일 만에 문을 닫고 다른 가게를 차리겠다는 업체에 자금을 내어준 것은 신속 집행을 빙자한 부실 심사”라며 “전국의 수많은 성실한 소상공인에게 돌아가야 할 기회가 관리 부실로 허망하게 사라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허 의원은 이어 “정책자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으려면, 대출 전 공공, 금융 데이터를 연계한 사전 선별 체계를 즉시 구축해야 한다”며 “회생이 어려운 한계 소상공인에게는 빚더미 대출 대신 폐업·채무조정·재기 지원으로 이어지는 ‘출구 패키지’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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