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증시] ㊤ 코스피 고향 가도 뉴욕은 3연전···미·중 정상회담까지 겹쳤다
연준 금리 인상 직후 고용·소비지표 발표
韓 증시 쉬어도 미국 상장 한국 ETF 거래
첫 24시간 외환시장 추석, 원화 거래 지속

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로 나흘 간 거래를 멈추지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거래를 이어간다. 연휴 기간 미국 증시가 세 차례 개장하는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예정돼 있다.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도 오는 28일 국내 증시가 거래를 재개하기 전까지 지켜봐야 할 변수다.
올해는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한국 자산의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7월 원·달러 외환시장이 국내 공휴일을 포함한 24시간 거래 체제로 확대됐고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다. 기존 미국 상장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와 함께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한국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난 셈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은 추석 연휴인 24~25일 휴장한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28일 오전 9시에 정규 거래를 재개한다. 반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현지시간 23~25일 모두 정상 운영한다. 국내 증시가 연휴 전 마지막 거래를 마친 뒤 미국 증시가 세 차례 열리는 구조다.
미·중 정상회담에 쏠린 시선···중국 증시는 25일 휴장
이번 연휴의 주요 대외 일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다. 양국 정상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나 무역과 첨단산업을 비롯한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만료를 앞둔 무역 휴전 연장과 인공지능(AI),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관련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 사전 협상도 진행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20일 뉴욕에서 만나 무역과 AI 관련 현안 등을 논의했다.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세를 둘러싼 양국의 협상은 글로벌 기술주와 국내 수출기업의 주요 관심사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의 영향도 주목할 부분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한국의 수출액은 71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341억달러로 259.4% 늘어 전체 수출의 47.8%를 차지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기술 관련 합의 여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사업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상회담 결과가 각국 증시에 반영되는 시점도 다르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는 중추절을 맞아 25일부터 27일까지 휴장하고 28일 거래를 재개한다. 홍콩 증시는 25일 정상 거래하지만 중국 본토와 홍콩을 연결하는 후강퉁·선강퉁 거래는 중단된다. 정상회담 결과가 중국 본토 증시의 정규 거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28일이 될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 움직임도 변수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무역 관련 합의가 도출될 경우 위안화뿐 아니라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리 올린 연준, 연휴에도 경제지표·당국자 발언 이어져
미국의 통화정책도 국내 증시의 연휴 기간 주요 변수다. 연준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결정했다. 위원 12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 확장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 직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할 재료다. 현지 시각 24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8월 신규주택 판매가 발표된다. 25일에는 8월 내구재 주문과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공개된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와 함께 발표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가계의 물가 전망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도 이어진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 영국 런던의 거시정책 포럼에 참석하고, 25일에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열리는 통화경제학 회의에 참여한다. 두 행사 모두 질의응답이 예정돼 있다. 금리 인상 이후 연준의 정책 기조에 관한 발언이 나올 경우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도 주요 경제 일정이 예정돼 있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24일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은 경제보고서를 공개한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경기 판단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이란 전쟁에 출렁이는 유가···사우디 송유관 재가동에도 불확실성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도 연휴 기간 국내 증시가 지켜봐야 할 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급 회복 가능성과 미국·이란 간 외교적 움직임이 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2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서 횡단 송유관의 운영을 제한적으로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당시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공식 확인은 나오지 않았으며 기존 수송 능력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송유관은 페르시아만의 원유 생산시설과 홍해의 얀부항을 연결하는 주요 수송로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유 공급 차질을 완화할 수 있는 시설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도 변수다. 로이터는 지난 22일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고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양국 간 협상 진전 여부와 실제 원유 수송 정상화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제유가 변동은 국내 업종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 유가 상승은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을 늘릴 수 있지만 항공사의 연료비와 화학업체의 원재료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환율과 함께 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강세까지 동반될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업종별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ETF·ADR은 뉴욕서 거래···원화도 이번 연휴에는 움직인다
국내 주식 거래가 중단된 동안에도 해외에서는 한국 증시에 대한 가격이 형성된다. 대표적인 수단은 미국에 상장된 한국 ETF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뉴욕증권거래소 아카에서 거래된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EWY의 편입 종목은 78개다. 업종별 비중은 정보기술 50.35%, 산업재 18.58%, 금융 10.68% 순이다. 한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지만 반도체 등 기술주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만큼 국내 코스피와 등락률이 다를 수 있다.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과 ETF 자체의 수급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개별 기업의 ADR도 참고할 수 있다. 기존 미국 상장 한국 기업에 더해 올해 7월에는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을 상장했다. SK하이닉스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를 나타내는 구조로, 국내 주식이 휴장하는 동안에도 미국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의 ADR을 거래할 수 있다.
올해 추석에는 원·달러 외환시장도 국내 휴장 기간에 거래가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부터 국내 은행 간 외환시장의 거래시간을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중단 없이 운영하는 체제로 확대했다.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한 국내 공휴일에도 거래할 수 있다. 이번 추석은 제도 시행 이후 맞는 첫 추석 연휴다.
기존에는 국내 공휴일에 원화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주요 참고지표로 활용했다면 올해는 국내 현물환시장에서도 거래가 이어진다. 다만 국내 공휴일에 거래가 가능하더라도 실제 결제는 은행 영업일에 처리된다.
국내 증시가 거래를 재개하는 28일에는 연휴 중 형성된 해외 자산 가격과 주요 경제·외교 일정의 결과가 한꺼번에 반영될 수 있다.
☞주식예탁증서(ADR): 외국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한 증권. 원래 주식과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원금 교환 없이 계약환율과 만기 시 환율의 차액만 달러 등으로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 해외 투자자들이 원화 환율 변동에 대응하는 주요 수단이다.
☞EWY: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한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미국 증시에 상장돼 국내 증시 휴장 중에도 한국 주식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를 가늠하는 참고지표로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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