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AI 활용해 '크리스퍼 유사 효소 시스템' 발견…21시간 만에 성과
950개 AI 에이전트 동원…총 2억1000만개 토큰 사용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사진=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24/552779-26fvic8/20260924120129897hscr.jpg)
인공지능(AI)기업 앤트로픽이 자사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해 크리스퍼(CRISPR)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해로운 효소 시스템을 발견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로드가 데이터를 탐색하고 연구 가설을 제시했으며 실제 생물학 실험은 인간 연구진이 수행했다.
24일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AI 모델을 활용한 생물학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연구소는 지난 봄 문을 열었고 설립 후 수개월 만에 첫 연구 성과를 내놨다.
앤트로픽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박테리오파지 DNA에 존재하는 미지의 효소 시스템이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에 침투해 증식하는 바이러스다. 연구진은 이 효소 시스템이 DNA를 자르고 복사하거나 붙여 넣는 등 크리스퍼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퍼는 세균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자연 면역 체계다. 현재는 특정 DNA 염기서열을 정밀하게 교정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앤트로픽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서 클로드는 약 950여 개 AI 에이전트를 동원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총 2억1000만개 토큰이 사용됐다. 집중적인 연구 수행 시간은 약 21시간이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발견 대부분이 클로드를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가 실제로 얼마나 새롭고 중요한 발견인지는 향후 학계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아모데이 CEO는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를 토대로 한 성과"라며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앞서 발견한 효소 시스템과 일부 유사한 점을 발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이번 발표가 AI의 생물학 연구 활용 가능성과 함께 안전성 논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모데이 CEO가 그간 AI가 생물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을 주요 위험 중 하나로 꼽아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AI가 향후 5~10년 안에 대부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은 바 있다.
앤트로픽은 이번 연구에서 AI가 실험 장비를 직접 조작하도록 허용하지 않았으며 모든 물리적 실험을 인간 연구자가 수행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연구소에서는 생물안전등급 BSL-1과 BSL-2 수준의 연구만 진행한다. BSL-1은 생물안전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건강한 성인에게 지속해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물질을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BSL-2는 사람과 환경에 중간 정도의 위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다루는 생물안전 수준을 일컫는다.
한편 AI를 활용한 생물학 연구는 이미 학계와 산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거대언어모델(LLM)과 크리스퍼를 결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도 AI를 이용해 효소를 처음부터 설계했다. 구글은 지난 2020년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모델 '알파폴드'를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장기적으로 AI가 실험 장비를 자율적으로 제어하는 '완전 자동화 연구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아모데이 CEO는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춘다면 향후 클로드가 실험 장비를 자율적으로 제어해 직접 실험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재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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