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테이블] "남자도 같이 상 차려야지"···추석 연휴 MZ들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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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명절을 보내는 풍경 또한 달라지고 있다. 온 가족이 고향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에 나서는 익숙한 모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이제 내 세대부터는 굳이 그렇게까지 명절을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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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명절을 보내는 풍경 또한 달라지고 있다. 온 가족이 고향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에 나서는 익숙한 모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는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특히 긴 연휴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여기는 MZ세대에게 추석은 더 이상 반드시 고향으로 향해야 하는 날만은 아니다. 가족과 짧게 식사한 뒤 친구를 만나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여행·취미생활을 즐기고 아르바이트나 근무로 연휴를 보내기도 한다. 반면 명절만큼은 가족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과 귀성·명절 비용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공존한다. 그렇다면 요즘 MZ세대는 추석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전남광주에 사는 MZ세대 기자들이 달라진 추석 풍경 등 관련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눴다.
-MZ가 생각하는 요즘 추석은?
▲광천동 윷놀이(이하 놀) = 우리 가족은 여행을 가는 쪽은 아니다. 명절 때라도 할머니 집을 가서 휴식을 취한다. 추석 당일에 가서 할머니랑 놀고 맛있는 음식 잔뜩 먹고. 나머지 연휴는 친구들이랑 보내고 있다. 어렸을 때는 어른들도 많이 뵙고 용돈도 많이 받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명절은 무료하고 회사원 입장으로서 쉬는 날이니까 좋다.
▲도산동 깻잎전(이하 전) = 명절은 가족을 만나러 가는 날이기도 하지만, 긴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가거나 푹 쉬는 날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 개인적으로는 명절에는 그냥 마음 편하게 놀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수북면 대통밥(이하 대) = 평소 쌓였던 피로를 원 없이 푸는 날에 가깝다. 어릴 때는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을 뵈러 가서 며칠씩 보내다 오곤 했는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도 예전처럼 며칠씩 머물기보다는 명절 당일에 찾아뵙고 인사한 뒤 돌아오는 식으로 바뀌었다. 나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집에 돌아오면 남은 시간은 그냥 푹 쉰다. 이제는 명절이라고 며칠 동안 친척들과 꼭 붙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사실 당일에 인사드리러 다녀오는 것만 해도 체력적으로 꽤 힘들다. 나에게 명절은 친척들과 얼굴을 보고 안부를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쉬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보면 쑥송편(이하 쑥) = 조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신 지금, 요즘 명절은 휴가 기간이나 다름없다. 가을로 들어가기 전에 여유가 생기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뒤도 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분명 좋은데, 한편으론 씁쓸하다. 어렸을 땐 일면식도 없는 조상들을 향해 절하느라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요즘엔 예전 생각에 미련이 크다. '다음엔 우리네 부모님이겠지, 다음은 내가 되겠지.' MZ도 나이가 들어가나 보다. 모든 굴레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명절 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놀 = 20대 후반 여성, "결혼은 언제 할 거니"라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회는 참 이상하다. 부모님이나 어른들께서 연애는 안 하는 것이 좋고 신중하게 하라고 늘 신신당부하신다. 그래놓고 20대 후반이 된 여성에게 "결혼 안 하니"라는 직구가 날라온다. 참 모순인 세상이다. 이 말이 사실 가장 듣기 싫은 말보다는 자주 들어서 그런지 질린다는 생각이 든다.
▲전 = 딱히 듣기 싫은 말은 없다. 가족들이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가끔 건강을 챙기라는 말을 들어도 오히려 나를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명절 잔소리를 크게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다.
▲대 = 사실 딱히 없다. 우리 집은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잔소리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SNS에서 흔히 보는 "결혼은 언제 하냐" 같은 명절 단골 질문도 거의 없다. 취업이나 돈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것저것 캐묻는 분위기도 아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그런 질문 때문에 명절이 스트레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 집은 그런 게 없어서 다행이다' 싶을 때가 많다.
▲쑥 = 몇 해 전만 하더라도 할머니의 "많이 먹어라"라는 말이 왜 그렇게 싫었는지 모른다. 다이어트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잘 먹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한 숟갈 두 숟갈 억지로 뜨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게 되면 집안 어른들께 "왜 이렇게 잘 살고 있냐(?)"는 칭찬을 듣게 된다. 그렇게 집안이 하하호호 살가웠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가장 듣기 싫었던 말이 가장 듣고 싶은 말로 바뀌었다. 성묘할 때 할머니께 "진지 많이 잡수세요"라며 한소리 해야겠다.
-명절 노동 등으로 인한 고부갈등 2030에도 있는지?
▲놀 =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없어서 그런지 고부갈등은 체감을 못 한다. 나는 고부갈등을 안 겪게끔 융통성 있게 잘 처리할 것 같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 시댁을 먼저 만나고 내가 판단할 것 같다. 비록 결혼하기 전과 후가 다르다고 하니까 판단에 어려움은 있겠다.
▲전 = 요즘 부모님 세대는 자녀를 어렵고 귀하게 키운 만큼 먼저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처럼 명절 노동을 당연하게 강요하는 경우도 많이 줄었다고 본다. 만약 일방적으로 희생을 요구하거나 반복적으로 갈등을 만든다면 무조건 참고 지내지는 않을 것 같다. 대화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거리를 두고, 심한 경우에는 관계를 끊는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 = 아직 꽤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모님 세대나 그 윗세대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큰집에 갈 때만 해도 여전히 '부엌일은 여자, 바깥일은 남자'처럼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뉘는 모습을 종종 봤다.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이제 내 세대부터는 굳이 그렇게까지 명절을 보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는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데 다른 사람은 가만히 앉아 있는 식의 풍경은 별로 만들고 싶지 않다. 차라리 가족끼리 맛있는 밥 한 끼 사 먹고 헤어지는 게 좋다. 그리고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은 여행을 가고, 집에서 쉬고 싶은 사람은 쉬면 된다. 꼭 친척들이 다 모여서 며칠씩 보내고,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만 명절다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내고 싶은 명절은 그냥 유난스럽지 않은 명절이다. 다 같이 한번 얼굴 보고 맛있는 것 먹고, 각자 편하게 돌아가서 쉬는 정도면 충분하다.
▲쑥 = 어머니가 고부간 갈등을 크게 겪으셨기에 우리에게까지 물려주지 않으려 노력하신다. 그래서 현재 나는 걱정 없이 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아오신 터라 어머니도 어쩔 수 없이 노력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나는 방관하지 말아야지' 하며 무던히 생각한다. 고부갈등이든 장서갈등이든 한 발 뒤에서 찬찬히 살펴봐야지.
정리=김세화기자 3flower@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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