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채소 씻어서 넣지 마세요…아까운 식비만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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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를 가득 채워 집으로 돌아온 날의 기쁨은 냉장고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허무하게 무너지곤 한다. 사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물러 터진 채소와 거뭇하게 변해버린 고기를 마주할 때마다 아까운 식비를 고스란히 날렸다는 자책감이 밀려온다.
공기가 조금이라도 새어 들어갈 경우 그 틈새로 냉장고의 강력한 냉기가 파고들어 고기 표면이 하얗게 말라비틀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식재료가 가진 고유의 결을 이해하고 씻지 않은 채소는 키친타올로 세워 담으며 핏기를 걷어낸 고기는 기름막으로 감싸는 전처리, 그 작은 차이가 버려지는 식비를 확실하게 끊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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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 묻은 채소는 절대 물에 씻어 담지 마라
마트에서 돌아오자마자 흙을 털어내거나 세척한 뒤 밀폐용기에 차곡차곡 담아두는 행동은 부지런한 주부의 정석처럼 보이지만, 이는 채소를 빨리 무르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씻지 않은 채소를 단순히 비닐봉지에 넣어두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호흡으로 발생한 습기가 갇히거나 외부 공기와 무분별하게 접촉하면 채소가 쉽게 물러지고 시들기 마련이다. 이때 위력을 발휘하는 조합이 바로 키친타올과 직사각형 밀폐용기다. 대파나 시금치 같은 식재료는 과도한 수분 접촉을 막고 냉장고 특유의 냄새를 차단하기 위해 키친타올로 꼼꼼하게 감싼 뒤 눕혀두지 말고 세로 방향으로 밀폐용기에 세워 담는 것이 좋다. 채소가 자라던 원래의 방향대로 세워 두면 세포가 받는 스트레스가 최소화되어 신선함이 오래 유지된다. 김치통이나 넉넉한 밀폐용기 바닥에 키친타올을 한 장 깔고 채소를 수직으로 세워 넣는 이 사소한 세팅 하나가 일주일이 지나도 밭에서 갓 뽑아낸 듯한 아삭함을 선사한다.
■ 핏기를 닦아낸 고기에 식용유 막을 입혀라
채소만큼이나 골치를 썩이는 식재료는 단연 팩에 붉은 핏물이 고인 고기류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사 와서 비닐팩을 뜯지도 않은 채 김치냉장고 구석에 방치해 두면 내부에서 핏물이 흘러나오고 표면이 검붉게 변색되면서 불쾌한 냄새가 진동하게 된다. 고기가 상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공기와 직접 맞닿으면서 일어나는 산화 작용 때문이다.

식용유 코팅을 마친 고기는 한 번에 조리해 먹을 양만큼 소분한 뒤 랩으로 틈이 전혀 생기지 않도록 꽉 밀착해서 감싸는 것이 핵심이다. 공기가 조금이라도 새어 들어갈 경우 그 틈새로 냉장고의 강력한 냉기가 파고들어 고기 표면이 하얗게 말라비틀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랩으로 꽁꽁 감싼 고기를 다시 지퍼백에 넣고 빨대를 이용해 내부 공기를 쪽 빨아들여 진공 상태와 유사하게 만들어주면 산소 접촉률을 낮출 수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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