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반찬 담았더니 1만5천원… 추석 귀성길 휴게소 밥값에 ‘한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데 1만5천원 안팎이 드는가 하면 라면 한 그릇 가격도 7천원대에 달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을 ℓ당 100원 내리기로 했지만, 귀성객들이 휴게소에서 맞닥뜨리는 먹거리 가격 부담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24일 찾은 경기남부권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이곳 식당은 원하는 음식을 골라 계산하는 자율배식 방식이었다. 하지만 반찬을 추가할수록 식사비가 불어났다.
돈까스 정식은 1만원으로, 여기에 동치미(2천200원)와 느타리버섯장조림(2천500원) 등을 같이 담으니 한 끼에 1만4천700원이 들었다. 백반처럼 반찬을 갖춰 먹으려면 1만5천원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하는 셈이다. 청경채를 곁들인 라면에도 6천500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이어 찾은 경기남부권의 또 다른 휴게소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에서는 해장라면 한 그릇이 7천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일반 라면에 일부 부재료 등을 더한 메뉴였는데,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이용객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휴게소를 찾은 김모(59)씨는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음식뿐 아니라 휴게소 편의점은 1+1 상품도 없고 비싸게 느껴진다”며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 휴게소 물가 개선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었다. 호두과자를 5천원에 샀더니 10개 남짓이었다며 다시는 사지 않겠다는 반응과 함께 “라면이 7천원이면 금가루가 들어갔나”라는 불만도 나왔다. 휴게소 이용객 가운데는 “비싸도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할 때가 있다”며 고속도로에서 식사할 곳을 찾기 어려워 가격대가 높아도 이용해야만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휴게소 음식값을 둘러싼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가격의 원인으로 중간 업체를 거치는 임대 구조가 지목되면서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95곳 중 직영 3곳을 제외한 192곳이 민간 임대 방식이다. 도로공사가 민간업체에 휴게소를 맡기면 해당 업체가 식당과 커피전문점 등 입점업체와 다시 계약한다. 이 과정에서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매출액의 평균 33%, 최대 5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휴게소 음식 가격과 품질 문제를 지적했으며, 이후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중간 운영업체를 줄이고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의 운영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여주와 대천, 군위 등 8개 휴게소에 직계약 방식을 시범 도입해 입점업체의 평균 수수료 부담을 33%에서 8~9%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내년 설 전까지 이런 직계약 체계를 갖추고 나머지 휴게소로의 확대 여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추석은 개편 시행 전인 만큼 휴게소 먹거리 가격 부담이 완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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