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축' 판도 바뀌나…홍해 쥔 후티, 헤즈볼라 넘본다

김범수 기자 2026. 9. 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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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끄는 반서방 연합인 '저항의 축' 내부 균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핵심 세력으로 꼽혔지만, 홍해 장악력을 키운 예멘 후티 반군이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항의 축은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가자지구 하마스,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로 구성된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예멘을 연구하는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후티는 과거의 헤즈볼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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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력 키우며 가치 급부상
후티 반군 대원들. 2026.09.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이란이 이끄는 반서방 연합인 '저항의 축' 내부 균형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핵심 세력으로 꼽혔지만, 홍해 장악력을 키운 예멘 후티 반군이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항의 축은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가자지구 하마스,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로 구성된다. 이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군사행동을 벌여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이란을 공격한 뒤 저항의 축 세력들도 미국과 이스라엘 관련 시설을 공격하며 대응했다. 다만 후티는 최근까지 다른 친이란 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최근 후티가 예멘에서 잇따라 승리를 거두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후티는 최근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데 이어 홍해 연안과 섬들을 차례로 점령했다. 이에 따라 폭이 약 19㎞에 불과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해안선을 따라 무기를 배치할 수 있게 됐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핵심 교역로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7%, 세계 무역의 약 12%가 이곳을 지난다.

이란은 이미 또 다른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여기에 후티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하면서 이란이 중동의 양대 해상 무역 요충지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로이터통신은 후티가 역내 영향력을 키운 배경에는 빠르게 발전한 장거리 타격 능력도 있다고 분석했다.

후티의 탄도미사일은 1800㎞ 이상 떨어진 이스라엘까지 도달할 수 있다. 2025년에는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주요 공항 외곽을 타격했다.

반면 저항의 축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평가받아 온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시리아 내 주요 거점까지 잃으면서 과거와 같은 군사적 위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에서 예멘을 연구하는 파레아 알 무슬리미는 "후티는 과거의 헤즈볼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안드레아스 크리크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안보학 교수도 "후티는 점점 헤즈볼라와 비슷해지고 있다"며 "일부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이 후티를 실제로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헤즈볼라와 달리 후티는 자체적인 이념과 지도부, 목표를 갖고 있어 이란이 완전히 통제하는 대리 세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크 교수는 후티와 헤즈볼라의 가장 큰 차이로 '자율성'을 꼽았다. 그는 "후티에는 그들만의 이념과 지도부, 목표가 있다"며 "이란이 후티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세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최근 두 세력의 결속이 더 강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알 무슬리미는 지난 2년간 이란과 후티가 "훨씬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첨단 무기를 후티에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목하는 것은 후티가 향후 헤즈볼라보다 더 큰 위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후티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벌였지만 후티 세력을 제거하는 데 실패했다. 후티가 기존 금융시스템 밖에서 활동하고 있어 경제적 압박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알 무슬리미는 "그들은 이스라엘이 공항을 폭격하든 병원을 공격하든 개의치 않는다"며 "순교와 희생을 중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공격이 후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ag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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