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가까워진 북중, 한국은 '제재 완화'…11월 선전에 쏠린 눈

노민호 특파원 2026. 9.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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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관계가 다시 활기를 띠는 시점에 이재명 대통령이 '핵·미사일 고도화 중단-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북한의 추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방안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단계적 접근과 제재 완화를 전제로 대화를 권유할 명분도 일정 부분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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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호 뉴스1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뉴스1) 노민호 특파원 = 북중관계가 다시 활기를 띠는 시점에 이재명 대통령이 '핵·미사일 고도화 중단-제재 완화' 카드를 꺼내 주목된다.

최근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에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트럭의 통행이 포착됐다. 정식 개통식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2014년 완공 이후 장기간 멈춰 있던 교량에서 실제 차량 통행이 확인된 것이다.

물류뿐 아니라 북중 간 정치·군사 채널도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전략적 소통 강화를 확인했다. 양측은 외교·군사 분야 교류를 늘리고 경제·무역을 비롯한 실무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 샹산포럼에는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이 참석했다. 북한이 부상급 고위 대표단을 보낸 것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김 부상은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전략적 소통과 교류·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대목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대미·대남 비난 기조가 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김 부상은 베이징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을 '핵동맹'으로 규정하고 핵 억제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일 원산 일대에서 약 3시간 간격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북한의 추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과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방안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총회에서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축소→핵 없는 한반도'라는 단계적 구상도 밝혔다. 연설에서 '비핵화'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청와대가 공개한 관련 설명에서도 이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중단·축소·폐기'의 3단계 해법 추진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북미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고 이를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남북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도 평화체제를 논의해온 관련국으로 직접 거론했다. 공식적인 '4자 회담' 제안은 아니지만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대화 구상을 보다 구체화한 셈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두 정상은 북한과의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베이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제재 완화'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북한의 조치에 맞춰 제재를 조정하는 단계적·동시적 접근을 강조해왔고, 2019년에는 러시아와 함께 대북제재 일부 완화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꺼낸 카드와 중국의 기존 논리 사이에 일정한 접점이 생긴 것이다. 특히 시 주석의 방북 이후 북중 정상 간 소통과 고위급 교류가 다시 활발해진 상황이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단계적 접근과 제재 완화를 전제로 대화를 권유할 명분도 일정 부분 커진 셈이다.

물론 중국이 실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지는 별개의 문제다.

지난달 서울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에게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공개적으로 비핵화에 힘을 싣기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무게를 뒀다. 이튿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전략대화에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강조했다.

그래서 오는 11월 선전이 눈에 들어온다. 18~19일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왕 부장을 만나 선전 APEC 참석 의사를 밝혔다.

북중관계가 다시 가까워지고 한국은 제재 완화와 다자대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중국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해법과도 일부 접점이 생겼다.

그 접점이 북한을 다시 대화로 끌어내는 통로가 될 수 있을지, 중국이 실제 어떤 역할을 할지. 11월 선전은 이를 가늠할 중요한 무대가 될 수 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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