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라 뚫었는데 어느새 7%?”…마통 이자폭탄에 ‘털썩’

유진아 2026. 9. 24.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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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돈을 빌렸을 때 연 3% 수준이던 금리는 최근 연 5% 안팎까지 뛰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5%를 웃돈 것은 지난해 1월(연 5.24%) 후 약 1년 반 만이다.

지난 7월 신용점수 801~850점 차주에게 적용된 평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인터넷은행 3사가 연 7.97%로 5대 은행 평균인 연 5.25%보다 2.72%포인트 높았다.

5000만원을 빌렸을 때 금리가 연 5%라면 단순 연간 이자는 250만원이지만 연 7%에서는 350만원으로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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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광고 포스터가 붙어있는 한 시중 은행. [연합뉴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생활비와 투자자금 등에 보태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에서 5000만원을 꺼내 썼다. 처음 돈을 빌렸을 때 연 3% 수준이던 금리는 최근 연 5% 안팎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연간 이자 부담은 단순 계산으로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100만원 늘었다. A씨는 “한도를 추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가 눈에 띄게 불었다”며 “당장 갚을 여윳돈도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급전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1년 반 만에 연 5%를 넘어섰고, 일부 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7%를 웃돌았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마이너스통장 차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7월 신규 취급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의 평균 금리는 연 5.01%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5%를 웃돈 것은 지난해 1월(연 5.24%) 후 약 1년 반 만이다. 올 1월 연 4.76%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0.25%포인트 올랐다.

일부 은행에서는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단이 이미 연 7%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상품인 ‘쏠편한 직장인대출’ 금리는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연 6.09~6.59%다.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이용하면 0.5%포인트가 가산돼 최고금리가 연 7.09%까지 높아진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신용대출Ⅱ’ 금리는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연 5.42~6.22%다. 마이너스통장을 선택할 때 붙는 0.5%포인트를 더하면 금리 상단은 연 6.72%로 올라간다. 다만 은행별 게시금리는 내부 신용등급과 우대 조건 등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더 빠르게 올랐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7월 신규 취급한 마이너스통장의 평균 금리는 연 6.91%로 지난 1월 연 6.04%보다 0.8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상승 폭인 0.25%포인트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용점수가 같은 차주끼리 비교해도 금리 격차가 컸다. 지난 7월 신용점수 801~850점 차주에게 적용된 평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인터넷은행 3사가 연 7.97%로 5대 은행 평균인 연 5.25%보다 2.72%포인트 높았다. 751~800점 구간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연 8.53%, 5대 은행이 연 5.46%로 격차가 3.0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평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마이너스통장 신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5대 은행이 961점, 인터넷은행 3사가 907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862점으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800점대를 기록했다.

이같이 은행들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뛰는 배경에는 가파른 시장금리 상승세가 있다.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주로 활용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6월 말 연 3.283%에서 최근 연 3.728%로 약 석 달 만에 0.445%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채 12개월물 금리도 같은 기간 연 3.744%에서 연 4.069%로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대출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너스통장은 정해진 한도에서 필요할 때마다 돈을 꺼내 쓸 수 있지만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대부분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한번 개설하면 쉽게 돈을 꺼내 쓸 수 있어 차주가 대출 증가를 체감하기 어렵고, 시장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도 빠르게 불어나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도 마이너스통장에서 실제로 꺼내 쓴 돈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에서 지난 7월 말 69조7283억원으로 6조874억원(9.6%) 증가했다. 2021년 말(70조1814억원) 후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계좌 수는 486만9319개에서 489만3636개로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새로운 마이너스통장이 대거 개설됐다기보다 기존 차주가 한도에서 꺼내 쓰는 금액을 늘렸다는 의미다. 계좌당 평균 대출 잔액도 1307만원에서 1425만원으로 7개월 만에 118만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지만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대부분 변동금리로 취급된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곧바로 커지는 구조다. 5000만원을 빌렸을 때 금리가 연 5%라면 단순 연간 이자는 250만원이지만 연 7%에서는 350만원으로 불어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생활비나 급전 마련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올라도 대출을 곧바로 줄이기 어려운 차주가 적지 않다”며 “미국과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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