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혜국 약가’ 계약 공개…해외 약값·메디케이드 놓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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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약사들과 체결한 '최혜국(MFN·Most Favored Nation)' 약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정책의 실제 약가 인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은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확보한 화이자(Pfizer)와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MFN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제약사가 해외 의약품 가격을 높이거나 일부 국가에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된 조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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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약사들과 체결한 '최혜국(MFN·Most Favored Nation)' 약가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일부가 공개되면서 정책의 실제 약가 인하 효과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은 정보공개법(FOIA)을 통해 확보한 화이자(Pfizer)와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MFN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제약사가 해외 의약품 가격을 높이거나 일부 국가에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는 것과 관련된 조항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공개된 계약서는 상당 부분이 가려져 있어 실제 적용 의약품과 가격, 정부의 구체적인 관리 방식 등을 모두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MFN은 미국의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이 지불하는 최저 수준에 맞추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약사들이 미국 내에서 MFN 수준의 가격을 제공하는 대신 미국 내 생산 및 연구개발 투자, 관세 부담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약사들과 개별 계약을 체결해 왔다.
백악관은 2025년 9월 화이자와의 첫 계약을 시작으로 제약사들과 MFN 협약을 확대해 왔다. 2026년 8월 말 기준 백악관은 총 26개 제약사가 참여했다고 발표했지만, 퍼블릭시티즌은 최근 분석에서 27개 제약사와 계약이 체결됐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계약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화이자와의 합의다.
퍼블릭시티즌에 따르면 화이자 계약에는 해외에서 의약품 가격을 인상해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할 경우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그 증가분의 일부를 받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미국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낮추는 데 활용한다는 취지지만, 구체적인 사용 방법은 공개된 계약서만으로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MFN 정책이 미국 내 약가를 낮추는 동시에 해외 의약품 가격 인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릴리 계약에서는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GLP-1 계열 의약품과 관련한 예외 조항이 논란이 됐다.
퍼블릭시티즌은 릴리의 일부 GLP-1 의약품이 다른 의약품에 적용되는 MFN 할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예외가 메디케이드 약가 절감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퍼블릭시티즌이 인용한 분석에서는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의약품이 모두 제외될 경우 메디케이드 약가 모델인 GENEROUS의 첫해 예상 절감액이 최대 17억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퍼블릭시티즌이 소개한 사후 분석 결과로, 실제 정부 지출 감소 규모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릴리 계약에는 제약사가 미국의 MFN 가격을 관리하기 위해 다른 국가에 대한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는 상황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퍼블릭시티즌은 분석했다.
이 경우 미국에서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는 가격이나 공급 조건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퍼블릭시티즌의 주장이다.
계약 체결 시점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9월 30일 화이자와의 MFN 합의를 발표했지만, 퍼블릭시티즌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문서는 최종 계약에 앞서 양측이 향후 구체적인 계약을 협상하기로 한 합의서였으며, 구속력 있는 최종 MFN 계약은 2026년 2월 23일 체결됐다.
퍼블릭시티즌은 이를 근거로 행정부가 실제 최종 계약이 완료되기 전에 국민에게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악관은 MFN 정책을 통해 미국 환자들이 다른 선진국 수준의 약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은 각 제약사와의 계약을 통해 주정부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이 MFN 가격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 의약품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때도 할인된 가격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세 및 미국 내 투자와 관련된 세부 내용도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퍼블릭시티즌이 확보한 자료에는 화이자의 미국 내 생산 투자와 관세 면제와 관련한 문서가 포함됐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 등 핵심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릴리 역시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와 관세 관련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 상당수가 공개 문서에서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이번 계약 공개로 MFN 정책의 실제 작동 방식이 일부 드러났지만, 핵심적인 약가·적용 의약품·투자·관세 조건 상당수는 여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향후 논쟁은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실제로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해외 약가와 의약품 공급, 메디케이드 재정, 제약사의 미국 내 투자에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