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상어' 부캉이는 예고편에 불과… 올해만 73마리 '동해 상어' 출몰했다

박경담 2026. 9. 2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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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1850~1900년) 이후 지구 평균 기온 1.5도 상승.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산 상어가 좋아하는 먹이인 난류성 어종이 수온 상승으로 늘어나면서 수변공원까지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해양 표면이 데워지더라도 해류와 파도의 영향으로 깊은 수심의 찬물과 섞이면서 수온 상승이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수온 상승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까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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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 상승에 먹이 찾아 도심 출몰
기후변화로 바닷물도 온도 올라
명태 사라지고 방어 잡히는 바다
바다 뜨거워지면 전체 어종 감소
양식장 피해, 섬 국가는 침수 코앞
편집자주
산업화(1850~1900년) 이후 지구 평균 기온 1.5도 상승. 이 수치는 돌이킬 수 없는 기후재앙의 마지노선으로 불립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우리가 몰랐던 기후행동' 후속으로 1.5도에 임박한 기후 위기 현실, 이를 막기 위한 노력들을 격주로 폭넓게 연재합니다.
20일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출몰한 상어를 시민들이 카메라로 담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 아쿠아리움에서나 볼 법한 3.5미터 크기의 상어 한 마리가 최근 부산 도심 수변공원에 나타나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수심 수십 미터 안팎의 연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무태상어입니다. 이 '부산 상어'를 만나기 위해 사흘 동안 평소보다 5배 많은 3만 명이 공원을 찾았다고 해요. 비교적 가까운 바다에 사는 어종이긴 하나 상어를 볼 기회가 적은 육지 사람들에겐 무척 귀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동물을 향한 관심으로 치면 올해 4월 대전의 동물원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돌아온 늑구를 떠오르게 할 정도입니다. 인파가 몰리면서 덩달아 주변 상권도 활짝 웃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반가운 방문인데요. 하지만 도심 앞바다 상어의 출몰이 꼭 반길 만한 일인지는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부산 상어가 좋아하는 먹이인 난류성 어종이 수온 상승으로 늘어나면서 수변공원까지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바다가 데워지면서 부산 상어의 서식 환경도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수온 상승은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같은 이유죠. 육지와 바다를 뜨겁게 만드는 원인은 온난화로 같지만, 수온 상승은 상대적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육지에 폭염이 더 가혹하기 때문일 텐데요. 이는 과학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년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를 보면 산업화 전후인 1850~1900년 대비 2011~2020년 육지 온도는 1.59도 뛴 반면 해양은 0.88도 상승했습니다.

바다는 같은 양의 열에 노출되더라도 육지보다 온도가 덜 오릅니다. 해양 표면이 데워지더라도 해류와 파도의 영향으로 깊은 수심의 찬물과 섞이면서 수온 상승이 억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습니다. 온난화로 지구에 쌓이는 열의 90%를 바다가 흡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엄청난 양의 열을 머금고 있는 만큼 수온은 육지보다 서서히 오르더라도 꾸준히 상승한다는 의미입니다. 수온 상승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까닭이죠.


빠르게 뜨거워지는 한반도 바다

8월 26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앞바다 말쥐치 가두리양식장에서 어민이 고수온으로 폐사한 말쥐치를 수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인근 수온이 많이 오르고 있는 점은 더욱 문제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6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브리핑북'에 따르면 1968~2025년 한반도 주변 표층 수온은 1.6도 올랐습니다. 전 지구 평균 상승폭인 0.76도의 두 배를 웃돕니다. 수온은 특히 최근 10년간 가파르게 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온 상승에 따른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한국 주변 해역에서 잡히는 어종의 종류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찬 바다에 사는 한류성 어종 명태가 대표적입니다. 어획량이 1986년 4만6,890톤이었던 명태는 이제 씨가 말랐습니다. 어린 물고기인 치어를 마구 잡은 남획 영향도 물론 있지만 무엇보다 수온이 낮은 바다로 떠나서입니다. 정부는 명태를 되살리기 위해 2014년부터 복원 프로젝트를 개시하기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인근 해역은 더 이상 명태가 살 만한 곳이 아니라는 얘기죠. 오징어도 비슷한 이유로 어획량이 급감했습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방어가 잡히는 지역은 제주에서 동해안으로 넓어졌습니다. 어획량도 2021년 3,954톤에서 2024년 4,516톤으로 늘었습니다. 참다랑어 어획량 역시 2021~2025년 252톤으로 2016~2020년 16톤에 비해 16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부산 상어처럼 상어가 포착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2022년만 해도 1건이었던 동해안의 대형 상어류 확인 건수는 올해 1~8월 73마리로 급증했습니다.


"미래와 바다를 위해 단결하자"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만 보면 당장은 난류성 어종이 한류성 어종의 자리를 대신하니 큰 문제가 아닐 법도 한데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접근하면 달라집니다. 캐나다 댈하우지대 연구팀은 수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전체 어류의 양이 5% 감소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바다 생물의 가장 기본적인 먹거리인 플랑크톤이 감소하면서 먹이사슬 관계에 있는 다른 물고기도 연쇄적으로 줄기 때문입니다.

수온 상승은 어민의 삶도 위협합니다. 2011~2023년 자연재해로 인한 양식어업 피해 3,260억 원 가운데 고수온 피해는 1,947억 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합니다. 수온이 오를수록 바닷물이 머금는 산소의 양은 줄어 양식장 물고기는 폐사하게 됩니다. 앞으로 수온을 제어하지 못하면 양식장 피해는 더 불어날 가능성도 큽니다. 수온 상승이 바닷물 부피를 팽창시키고 남극 등 극지방의 거대한 얼음층인 빙상을 녹여 해수면을 높이는 것 역시 걱정해야 합니다. 실제 태평양 섬나라인 투발루, 키리바시 등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피해가 눈앞에 닥친 문제라고 합니다.

수온 상승 속도를 줄이기 위한 근본 해결책은 온실가스 감축이나 이는 중장기 과제입니다. 단기 대응책으로 국제기구들은 조기 경보 체계를 강조합니다. 수온 상승이 일으키는 고수온, 태풍 등 자연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조기 경보 체계를 최빈국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끝으로 이리나 보코바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2017년 세계 해양의 날인 6월 8일을 맞아 제시한 메시지를 바다에 빚지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남겨봅니다.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위해, 필요한 바다를 위해 단결하자."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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