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100알 달라는데 "여기요"…경악한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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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약을 싸게 살 수 있는 '창고형 약국'이 곳곳에 생기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창고형 약국에선 대량 판매 시 마약류 제조나 일탈에 악용될 수도 있는 의약품을 별도의 확인도 없이 건네고 있었습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창고형 약국.
수면유도제 100알에 더해 마약류 제조에 악용될 수도 있는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 100알도 계산대에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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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 종류의 약을 싸게 살 수 있는 '창고형 약국'이 곳곳에 생기고 있는데요. 그런데 일부 창고형 약국에선 대량 판매 시 마약류 제조나 일탈에 악용될 수도 있는 의약품을 별도의 확인도 없이 건네고 있었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창고형 약국.
쇼핑카트가 늘어서 있고, 약들이 식료품처럼 쌓여있어 대형마트를 방불케 합니다.
진열된 약 중에는 수면유도제도 있습니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기는 하지만 과다 복용하면 환각 증상이 생기는 탓에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에 악용되기도 합니다.
수면유도제의 하루 복용 권장량은 한 알.
100알을 한 번에 사겠다고 했더니 약사가 이렇게 되묻습니다.
[약사 : 원래 계속 드시던 약이죠?]
대량 구매의 이유를 묻는 추가 질문도, 주의사항을 비롯한 복용 지도도 없이 약값을 받은 뒤 100알을 내줬습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창고형 약국.
수면유도제 100알에 더해 마약류 제조에 악용될 수도 있는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 100알도 계산대에 올려봤습니다.
이번에도 복약 지도는 없었고 이렇게만 되물었습니다.
[약국 직원 : 일시불로 해드릴까요?]
하루 동안 창고형 약국 2곳을 돌면서 제가 산 약들입니다.
수면유도제는 200일 치, '슈도에페드린' 함유 감기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한 1인당 판매 기준의 8배가 넘는 33일 치를 살 수 있었습니다.
[이성우/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수면유도제 과다 복용 시) 가장 치명적인 부작용은 심장 부정맥입니다. 곧장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은) 환각 등 오남용 목적으로 쓰이는 사례도 있습니다.]
창고형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약사를 안 거치고 직접 약을 고르는 데다 고객에 비해 약사 수도 적어 통상적인 복약 지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적잖습니다.
[이만희/국회 복지위원장 (국민의힘) : 사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처럼 그냥 많이 진열해 놓고 싸게만 팔 수 있는 그런 상품하고는 성격이 다릅니다. 당연히 현장 점검도 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됩니다.]
보건복지부는 SBS에 "오남용 우려 일반의약품을 복약 지도 없이 과다 판매하면 약사 윤리 기준 위반으로 자격정지 처분 등을 내릴 수 있다"면서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하륭, 영상편집 : 이승희·박지인, 디자인 : 한흥수·김민영)
김진우 기자 hitru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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