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롤러코스터여?" 안 타고 못 타는 '18억짜리 트랙'

이상엽 기자 2026. 9. 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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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단양에 3년째 방치된 산악자전거 트랙이 있습니다. 만들 때 세금 18억원을 썼는데, 너무 위험해서 설계부터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묘기 자전거를 위한 트랙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이곳에서 직접 자전거를 타봤습니다.

[기자]

[김빛여/주민 :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 못 보셨어요?} 몰라요. 문어? 바다에서 이렇게 다니는…곰돌이? 돌고래.]

[남진관/주민 : 롤러코스터 같은… 사람 사는 하나의 형태 같더라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사는 주민들도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모릅니다.

오늘 밀착카메라는 충북 단양의 한 강변도로에서 시작합니다.

읍내에서 20km쯤 떨어진 곳인데요.

차 타고 지나가면 잘 안 보이는데 저쪽에 굽이굽이 이어진 길이 있는 것 같거든요.

더 들어가서 살펴볼게요.

한 블로그에 샤워실이 호텔급이라고 소개돼서 한번 살펴보니 정말 깨끗합니다.

아무도 안 씻어서 따로 관리를 안 해도 될 정도입니다.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보면요.

이쪽에 관리실이 있는데 사람은 없고요.

안내판도 한번 보시죠.

MTB파크 펌프트랙이라는데 주행 시 유의사항에 추월 시 언제나 신속하게 앞사람의 좌측 추월을 원칙으로 한다고 적혔습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데 일종의 굴곡진 주행로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런데 누가 이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023년 이 트랙을 만들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쓴 돈은 18억원입니다.

관광을 살리고 대회를 열겠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운영비만 계속 썼고 3년째 휴업 중입니다.

한 가족이 여행 중에 우연히 왔습니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위험해서 못 탑니다.

[최은우/3살 : {여기 와서 좋아요?} …]

트랙 높이는 70cm, 직접 타봤습니다.

기자 제가 산악자전거도 처음이고 펌프트랙도 처음 타는데요.

나름 운동신경이 나쁘지 않아서 타긴 타는데 기울어진 코스는 괜찮거든요.

가장 어려운 건 다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페달이 땅에 걸리고 못 올라가요. 너무 좁아요. 이 사이가.

턱 4개를 한번에 오를 수 있을까요?

턱을 올라갈 때는 엉덩이를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가 가장 어려운데 기울어진 코스를 지나서 바로 턱을 올라야 하는 구조입니다.

주민들은 산악자전거라는 물건을 타본 적도 없습니다.

[정정섭/주민 : 나도 자전거 서너 대가 있어요. 있기는… 산악자전거는 여기 있는 사람이 없어.]

웬만한 자전거 동호인들도 이곳에선 못 탑니다.

[김동일/자전거연맹 동호인 : 넘어갈 때 페달이 바닥에 닿아요. 묘기 자전거들을 타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닐까.]

문제는 분명한데 책임은 없습니다.

[단양군청 관계자 : {혹시 담당 공무원분들은 타보셨어요?} 제가요? 타보지는 않았어요. {누가 검증하신 거예요?} 설계 담당자하고 뭐…]

취재가 시작되자 지자체는 "이미 만들어 놓은 트랙은 당장 어쩔 수가 없고 그 옆에 9홀짜리 파크골프장을 짓겠다"고 알려왔습니다.

클로징 자전거 타라고 만든 곳에 자전거가 없습니다.

주민도 동호인도 이곳을 모릅니다.

세금 18억원은 누구를 위해 썼을까요.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동규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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