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궤멸” 압박에 유엔 연설 도중 자리 뜬 이란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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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이란과 합의할 것인지, '궤멸(annihilate)'시킬지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급유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미국 측에선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이란 측에선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회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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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쿠바, 멕시코 마약 카르텔 등을 거론하며 적대 세력들로부터 서반구(미주 대륙 및 그 주변 지역) 패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이란에 대한 압박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38분의 연설 시간 대부분을 이란의 신정일치 정권을 비판하고, 이란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대량 학살과 유혈 사태로 통치하면서 중동 전역과 그 너머에 혼란을 퍼뜨렸다”며 “그들은 중동의 폭군(bully)이었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의 궁극적인 목표가 핵무기 개발이었으며 다른 사람들이 방임하는 동안 자신은 이란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해 직접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이란을 재건해 과거보다 훨씬 위대한 나라, 중동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합의할 것인가, 아니면 신속히 궤멸시켜 다시는 사람들과 국가들을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란이 현 상황에서 종전에 합의하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직후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집권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이 내가 출마하지 않는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며 “나는 이란 의제에서 선거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제 사회가 대(對)이란 경제 고립 작전에 동참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적인 이란 제재 조치도 취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급유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에 ‘2차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재무부 또한 이란 최대 민영 항공사인 마한 항공 직원들, 27개의 소규모 이란 항공사 등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21일 CNBC 인터뷰에서 “이란 항공기가 내리면 연료와 착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항공권도 팔면 안 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달러 체계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간 이란 항공사는 서방의 제재에도 자동차 부품 등의 물자를 들여오는 데 핵심 역할을 해 왔다.
다만 미국과 이란은 22일 유엔 본부에서 약 3시간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합의를 위한 움직임도 보였다.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따르면 미국 측에선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이란 측에선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회담에 나섰다.
● 서반구 영향력 확대 기조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베네수엘라,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쿠바의 공산 정권 등을 언급하며 서반구 내에서의 미국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발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을 통해서도 이런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 어디에도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우리의 압도적(unmatched) 군사력을 동원해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쿠바를 향해 “완전히 실패한 국가이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북아메리카의 최북단 지역’이라고 부르며 덴마크, 그린란드와의 3자 합의를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영구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뉴욕 외신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양보’가 아닌 ‘필요’로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면 대통령은 그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곽도영 특파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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