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끊겨도 삶이 굴러가게”… 열매나눔재단, SOVAC서 ‘자립 모델’ 소개

"도움이 끊기는 순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구조라면 그건 진짜 해답이 아닙니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열매나눔재단이 '지원' 대신 '자립'을 사회혁신의 해법으로 내세웠다. 재단은 21~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 행사 'SOVAC 2026'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운영하고, 사회적기업들의 자립 모델을 소개하는 도슨트 투어를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와 함께 열린 올해 행사는 '로컬(Local)'을 핵심 어젠다로 내걸었다. 80여개 기업·기관이 전시 부스를 꾸렸고, 각 조직의 해법을 현장에서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투어가 진행됐다.
도슨트로 나선 최운정 열매나눔재단 상임이사는 '지원에서 자립으로 – 삶이 다시 굴러가게 만드는 사회혁신'을 주제로 6개 조직을 소개했다.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도움을 받던 사람을 스스로 일하는 주체로 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립준비청년을 고용하는 조경 기업 브라더스키퍼는 청년 누적 평균 고용률 57%를 기록하고 있다. 여성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를 키우는 플립은 직원 12명 전원이 여성 청각장애인이다. 꽃 정기구독 300명당 1명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성수기와 비수기 편차가 큰 화훼업의 고용 불안을 풀었다. 폐지 수거 어르신의 시급이 약 1200원에 그친다는 현실에서 출발한 러블리페이퍼는 폐박스를 캔버스로 만들어 작품 판매 수익으로 어르신을 지원하며, 이들을 '도시 자원재생활동가'로 부른다.
퇴직 시니어가 헌 장난감을 고쳐 취약계층 아동에게 전달하는 코끼리공장, 폐자원 업사이클링 기업 터치포굿, 교육 취약계층에게 AI·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는 피플에듀도 소개됐다. 코끼리공장은 재단과 에쓰오일의 지원사업으로 장난감 파쇄기를 들여 퇴직 어르신 10명을 새로 고용했고, 터치포굿은 같은 사업을 거친 뒤 매출이 33% 늘었다.
재단은 행사장에 '자립이 열매 맺는 열매나눔 농장' 콘셉트의 부스를 차리고 방문객에게 씨앗 키트를 나눠줬다. 싹을 틔운 인증 사진을 보내면 굿즈를 주는 연계 이벤트도 열었다.
최 상임이사는 "한 사람이 자립할 때 그 개인의 삶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자원과 환경, 사회 전체가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열매나눔재단은 한국 최초의 북한이탈주민 사회적기업을 비롯해 사회적기업 5곳을 세웠다. 현재는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해 돌봄·교육·일경험 분야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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