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성장률 2.6%→3.7% 상향 제시…회복세 '탄력'
반도체·수출 호조가 견인…상반기 성장세도 반영
물가 전망도 3%로 높아져…성장과 부담 동시 확대
수출 의존·내수 회복 과제…지속 성장 기반 마련 필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7%로 무려 1.1%포인트 끌어올리면서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향 조정을 제시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과 상반기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 데 따른 평가다. 다만 성장률 전망이 빠르게 높아진 만큼 물가와 에너지 가격, 대외 충격에 대한 경계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제시했던 2.6%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국의 상향 폭은 주요 20개국 가운데 가장 컸다. OECD는 글로벌 경제가 잇따른 충격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 관련 투자와 교역 확대가 생산과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성장 전망을 끌어올린 핵심 배경으로는 상반기 경제 성장 실적과 수출 증가세가 꼽힌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호조가 전체 수출과 생산을 뒷받침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OECD의 6월 전망에서도 반도체 수출과 민간투자가 성장 동력으로 거론됐으며, 이번 전망에서는 그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다른 기관과 비교하면 OECD의 전망은 더욱 눈에 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3%,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각각 3.2%로 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건은 3.8%, 씨티는 3.7% 수준을 전망해 OECD와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도 1.9%에서 2.6%로 0.7%포인트 상향됐다.
하지만 성장률 상향을 곧바로 경기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OECD는 한국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1.8%에서 0.6%로 둔화됐다고 앞서 집계했다. 수출과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해진 영향이 컸다. 수출과 반도체가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가 이어진다면 특정 산업의 업황 변화가 국내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물가 전망도 함께 높아졌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3.0%로 제시하며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높였고, 내년 전망 역시 2.7%로 0.5%포인트 올렸다. 성장률 개선과 물가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의 질을 둘러싼 고민도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중동 정세와 에너지 공급 불안이 국제유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어 수입물가와 가계 부담을 살펴야 한다. OECD도 에너지 충격이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출 호조를 내수와 고용, 민간소비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면서도 산업별 격차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성장률 상향의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OECD 역시 기술 변화에 대응할 인력과 생산성 향상,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등을 향후 성장 기반으로 제시했다.
이번 전망은 한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3.7%라는 숫자에 기대기보다 수출 의존도와 내수 회복, 물가 부담, 에너지 충격이라는 과제를 함께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 성장률 전망의 상향이 지속 가능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수출의 질적 성장과 내수 기반 확대,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얼마나 강화되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