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11년 만에 미국 국빈방문…미-중 ‘전략적 안정’ 시험대에

이정연 기자 2026. 9.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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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을 떠나 미국 국빈방문 길에 올랐다. 11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국 관계의 '전략적 안정'을 모색하면서 무역전쟁 휴전 연장과 희토류,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오후 시 주석이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에서 출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 국빈방문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무역 휴전 뒤에도 중국의 희토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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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5일 중국공산당 지도부 집무실 겸 관저인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을 떠나 미국 국빈방문 길에 올랐다. 11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양국 관계의 ‘전략적 안정’을 모색하면서 무역전쟁 휴전 연장과 희토류,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오후 시 주석이 전용기 편으로 베이징에서 출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 국빈방문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시 주석이 답방하면서 상호 국빈 방문이 성사됐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2023년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3년 만이고, 국빈 방문으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 9월 이후 11년 만이다. 8월 말 이후 키르기스스탄과 이집트, 인도 순방과 상하이협력회의(SCO)·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한 시 주석은 이번 방미를 통해 미국과 대등한 ‘대국 관계’를 부각하며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24일 정상회담에서 앞세울 목표는 양국 관계의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5월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제시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관계의 큰 틀로 재확인하려 하고 있다. ‘건설적 전략 안정’은 협력을 중심으로 경쟁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관리하고, 이견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통제하면서 장기적인 평화를 유지하자는 개념이다.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둔 22일 중국 외교부와 인민일보가 공동으로 공개한 영상 ‘건설적 전략 안정’에서도 중국은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했다.

중국이 관계 안정에 무게를 싣는 데는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국력을 키울 시간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수출 호조에도 내수 둔화와 장기화한 부동산 침체라는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시 주석은 4연임 여부가 걸린 내년 가을 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안팎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존 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로이터에 “시 주석은 사실 구체적인 무엇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스스로를 강화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트럼프와의 신사협정을 연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양국 사이의 안전판은 오는 11월10일 만료되는 관세 휴전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기존 휴전을 추가 연장하고 일부 상품의 관세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에서 제한적으로 합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양쪽의 이견이 적지 않아, 휴전 연장 여부와 기간이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 인터뷰에서 “양쪽 모두 (관세휴전) 연장을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연장 합의가 “이번주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휴전 연장의 걸림돌로 꼽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희토류’ 문제다. 첨단 제조업과 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무역 휴전 뒤에도 중국의 희토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지적에도 중국이 가장 실질적인 협상 지렛대인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쉽게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이 이 점을 활용해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발목을 잡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제품·기술 통제 완화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은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를 회담에서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번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기존 입장인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표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대만 문제가 다른 협상 의제와 거래될 가능성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다웨이 칭화대학 전략·안보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뉴스레터 ‘페킹놀로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 문제 자체를 다른 현안과 맞바꾸는 협상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이 ‘내가 이것을 할 테니 당신은 저것을 하라’는 의미에서 대만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5월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9월에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신보 푸단대학 교수는 “중·미(미·중) 관계는 더욱 거래적으로 변했다”며 “미국이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배려한다면 중국도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다른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기꺼이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서열 5위)을 비롯해 왕이 중앙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이 동행한다. 이와 함께 비야디(BYD)와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시에이티엘(CATL), 샤오미 등 중국 주요 기업을 포함한 대규모 기업 대표단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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