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정현, 편향 논란 넘어 새 형사사법체제 안착에 매진해야

이정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공석 속에서 23일 총장 직무대행 직무를 시작했다. 검찰청은 다음달 2일 폐지되고 수사권 없이 기소와 공소유지만 담당하는 공소청이 신설된다. 초대 공소청 수장(검찰총장)이 임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차장이 공소청 출범 이후에도 검찰총장 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까지 신설되는 형사사법체제의 대변혁 과정에 검찰 조직을 이끌게 된 이 차장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중하다.
이 차장은 문재인 정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때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지휘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돼 있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해 “매우 잘못된 수사 방식이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차장을 친여 성향 검사로 분류하며 그의 임명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는 형편이다. 이 차장은 이날 첫 출근길에서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 “지금 진행 중인 진상조사의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조만간 출범할 공소청이 국민 신뢰를 얻고 공정한 사법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과 ‘엄정한 사법 원칙’이다. 이 대통령 공소취소 사안도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객관적 진상조사 결과와 철저한 법리에 따라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이 차장이 전날 검찰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밝힌 “우리는 그 누구의 편도 아닌 범죄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의 편”이라는 원칙을 실천으로 증명하길 바란다.
이 차장은 이날 “공소청이 인권 보호 기관으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공소청과 대등한 관계로 재편된 경찰 및 중수청과 원활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수사권 박탈로 사기가 저하돼 있는 검사들이 새 형사사법체제에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공소청이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사법기관이 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새로운 검찰 수장의 역할이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퇴임 때까지 청와대와 대치하나···조희대 “청와대 재제청 요청 근거 수용 어려워” 재반박
- 이 대통령에 “골프 한 번 하면 좋겠다” 인사 건넨 트럼프···핵잠수함·전작권 전환·조선업
- 민주당 “비공개 대미투자 보고 녹취록 유출, 심각한 매국 행위···법 심판대 세울 것”
- ‘정부는 돈 더 줬는데’···예산 없다며 ‘대구로페이’ 추가 발행 포기한 대구시
- 91세 노인이 7kg 배낭 메고 훈련···아시안게임서 드러난 ‘초고령 일본’의 풍경
- 윤석열 참깨옹심이국, 김건희 김치찌개···추석 구치소 식단 봤더니
- 지단·클롭·사비가 대표팀 벤치로…유럽네이션스리그 ‘명장 열전’
- “얼굴에 물파스 문지르고 쇠사슬로 결박”···천안 교회서 숨진 아동 사건 교회 관계자 3명 추
- 과일 바구니부터 아이스팩까지···“이건 어디로?” 헷갈리는 명절 쓰레기
- 추석 앞두고 철도 파업, 왜하나 봤더니…“회사만 합치면 뭐하나, 차별은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