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반도 평화체제 4자 대화’, 이 대통령 제안 주목한다

2026. 9.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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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해 남·북·미·중을 포함하는 다자 대화 추진을 제안했다. 한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에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지지를 당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남북, 미국·중국이 공감하고 논의해온 과제라며 “대한민국은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고, 한반도 전쟁 종식과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다자 논의를 통해 당사자 간 관계 정상화, 공동성장, 동북아 안정과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및 북·일 수교, 군사적 긴장 완화,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을 논의해보자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다자 대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대강을 밝힌 바 있으나 이번에 당사국을 남·북·미·중으로 구체화해 공식 제안한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포용적·안정적·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공존’ 등 한반도 평화 3대 비전도 소개했다. 한반도 문제의 주역이어야 할 한국이 북·미관계 개선만 쳐다볼 게 아니라, 한반도 평화 논의를 주도하고 나아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이다. 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북한은 자리를 비웠으나 미·중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직접 청취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구상인 핵·미사일 개발 중단, 축소, ‘핵 없는 한반도’라는 3단계 로드맵도 재확인했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상황에서 핵 동결을 협상의 입구로 삼되, 비핵화가 최종 목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 핵·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맞교환하자고 제안했다. 핵 동결 단계에서 보상책을 제시한 것은 처음으로, 북·미 대화의 ‘페이스메이커’로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다만 중·단거리 미사일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보완책이 필요하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미·중의 전략 경쟁, 북한의 중·러 밀착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는 북·미 대화도 실질적 결과를 가져오려면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는 4개국 공히 희망하는 공통 의제인 만큼 이 대통령 제안은 경청할 가치가 크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급변사태를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4자 대화 구조를 미·중 간 위기관리 메커니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 한국 정부도 이번 제안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당사국들과 긴밀하고 능동적인 후속 협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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