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CEO 70명 인사 태풍…금감원장 “계파-친소관계 매몰 안돼” 경고

홍석호 기자 2026. 9. 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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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대규모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을 앞두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모아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에서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는 하나금융 13명, 신한·우리금융 각 12명, KB금융 10명, NH농협금융 7명 등 5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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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정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곽범준 금융감독원 은행 부원장보. 2026.09.23.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권의 대규모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을 앞두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모아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공개 지적이다. 하반기(7~12월) 8개 금융지주에서 은행장을 포함해 70여 명의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감독당국이 승계 절차를 재차 강조하면서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에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금융지주 회장 및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CEO 선임 절차는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하는 절차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CEO 자격 요건과 평가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 등을 마련하지 못한 지주사는 선임 절차 개시 전에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각 지주의 자회사 CEO 추천 기구가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실질적 역할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회장들은 자회사 CEO 선임 절차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원장은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대부분 금융지주의 자회사 CEO 승계 절차가 미흡하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금감원은 8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 결과 CEO 자격요건 구체화 미흡, 후보 압축 단계별 최소 검증기간 미운영, 형식적인 상시후보군 관리 등의 문제가 있다고 꼽았다.

이 원장의 경고는 연말 대규모 인사를 앞둔 금융권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에서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는 하나금융 13명, 신한·우리금융 각 12명, KB금융 10명, NH농협금융 7명 등 54명이다. iM, BNK, JB 등을 합치면 70여 명에 달한다. 5대 은행장의 임기가 12월 31일 일제히 끝나는데, 이 중 연임 경험이 있는 은행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뿐이다. 내년 2월에는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3월에는 황병우 iM금융 회장의 임기도 만료된다.

금융권에선 CEO 교체 폭이 기존보다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했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실적이 연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선례가 나온 상황에서 당국의 일관된 기조가 겹치면서 계열사 인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승계 규정 손질에 나섰다. BNK금융은 16일 은행 임추위에 상시후보군 추천권을 주고, 임추위원장이 지주 자추위 최종면접을 참관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경영승계 계획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경남은행 등 올해 말 CEO 임기가 끝나는 7개 자회사 선임 과정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21일 은행 임추위에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하고 후보군 추천 권한을 부여했다. 추천권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견제 기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자회사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그룹 전체의 실적과 위험 관리를 책임지는 금융지주의 인사 조정 기능이 약해지는 등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그룹 차원의 공동 전략 추진이나 계열사 간 협업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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