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고 애정 가" 안세영 꿈, 일본에 산산조각→야마구치 상대 빛바랜 승리...단체전 한일전서 1-3 패 '동메달 마무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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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단체전 2연패 도전이 결승 문턱에서 멈췄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87분 혈투 끝에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복식과 단식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개최국 일본에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매치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안세영이 18-18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승부처에서 야마구치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1-18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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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치노미야(일본), 신인섭 기자] ‘디펜딩 챔피언’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단체전 2연패 도전이 결승 문턱에서 멈췄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87분 혈투 끝에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복식과 단식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개최국 일본에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매치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하고 29년 만에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한국은 2회 연속 정상에 도전했지만 동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안세영 역시 항저우 대회에 이어 단체전과 여자 단식을 모두 석권하는 2회 연속 2관왕을 노렸지만 단체전 우승이 무산되면서 이제 개인전 금메달에 집중한다.
여자 단체전은 단식 3경기와 복식 2경기로 치러지며 먼저 3승을 거두는 팀이 승리한다. 한국은 1단식 안세영을 시작으로 1복식 이소희-백하나, 2단식 심유진, 2복식 김혜정-정나은을 차례로 내세웠다.

시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확신의 1승 카드’ 안세영이 일본의 간판 야마구치와 맞붙었다. 세계랭킹 1위와 3위의 대결답게 승부는 무려 87분 동안 이어졌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안세영이었다. 게임 스코어 2-1(21-9, 18-21, 21-11) 승리였다.
첫 게임은 일방적이었다. 안세영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야마구치를 흔들었고 11-3으로 인터벌을 맞았다. 이후에도 홈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야마구치에게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았다. 불과 19분 만에 21-9로 첫 게임을 가져왔다.
야마구치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2게임에서 공격 속도를 끌어올리며 안세영을 압박했다. 안세영이 18-18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승부처에서 야마구치가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21-18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파이널 게임에서 다시 안세영의 저력이 나왔다. 연속 6득점으로 11-5까지 달아난 뒤 인터벌 이후에도 격차를 벌렸다. 한때 17-6까지 앞선 안세영은 야마구치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치고 21-11로 경기를 끝냈다.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크게 포효하며 벤치를 향해 기쁨을 표현했다.

경기 후 안세영은 “정말 힘들었던 경기였던 것 같다. 그래도 팀을 위해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오늘 야마구치 선수가 스피드를 많이 올려서 뛰었다. 거기에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2게임에서는 움직임이나 공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파이널 게임에서는 끝까지 따라갈 수 있었고 제 플레이가 나와 좋았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안세영이 어렵게 가져온 흐름을 한국이 이어가지 못했다. 1복식에 나선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가 마츠모토 마유-후쿠시마 유키(3위)에 0-2(15-21, 19-21)로 패했다.
전날 말레이시아와 8강에서도 펄리 탄-티나 무랄리타란에게 0-2로 졌던 이소희-백하나는 일본을 상대로 반등을 노렸지만 또다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첫 게임을 15-21로 내준 뒤 2게임에서는 11-8로 앞서며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막판 역전을 허용해 19-21로 무너졌다.

백하나는 경기 후 “세영이도 어렵게 이겨줬기 때문에 저희도 팀에 승리를 꼭 가져다줬어야 했다. 그런데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이기지 못했다”며 “제 역할을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소희 역시 “앞에서 세영이가 열심히 분위기를 가져와 줬는데 저희가 조금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아 팀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백하나는 이날 경기에 대해 “이기려고 하다 보니 공격을 억지로 많이 하려고 했다. 랠리 싸움으로 갔어야 했는데 저희가 급하게 하다 보니 잘 풀리지 않았다”고 짚었다.
매치 스코어가 1-1이 되면서 2단식 심유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세계랭킹 16위 심유진의 상대는 자신보다 9계단 높은 세계 7위 미야자키 토모카였다.
심유진도 기회를 만들었다. 1게임에서 11-8로 먼저 인터벌에 들어갔지만 이후 7점을 연달아 허용하면서 흐름을 완전히 빼앗겼다. 결국 15-21로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도 11-10으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지만 다시 미야자키의 공세에 흔들렸다. 후반 들어 연속 실점을 허용하면서 14-21로 패했다.

순식간에 매치 스코어는 1-2.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2복식 김혜정-정나은이 패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김혜정-정나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 만들어진 조합은 아니다. 과거 국제무대에서 파트너로 함께 뛰었던 경험이 있지만 최근에는 서로 다른 선수와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김혜정은 공희용과 주로 복식조를 이뤘지만 공희용이 무릎 부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정나은과 다시 힘을 합쳤다. 상대 이와나가 린-나카니시 기는 세계랭킹 7위에 올라 있는 일본의 주력 복식조였다.
초반은 일본 분위기였다. 김혜정-정나은은 상대의 빠른 공격에 고전하며 4-11로 크게 뒤진 채 첫 게임 인터벌을 맞았다. 하지만 휴식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김혜정이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받아내고 정나은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무려 7연속 득점에 성공, 11-11까지 따라붙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결국 먼저 20점 고지까지 밟았다. 한 점만 더 따내면 첫 게임을 가져오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뒷심이 더 강했다. 이와나가-나카니시가 연속 2득점으로 20-20 듀스를 만들었고 이후에도 두 점을 내리 가져갔다. 김혜정-정나은은 마지막 순간 4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20-22로 역전패했다.
반드시 잡아야 했던 2게임에서는 김혜정-정나은이 11-10으로 앞선 채 인터벌에 들어갔다. 그러나 일본이 다시 공격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특히 두 선수 사이를 노리는 강한 공격이 효과를 보면서 한국의 수비가 흔들렸다. 11-15까지 격차가 벌어진 뒤에도 김혜정-정나은은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2게임마저 일본에 내주면서 한국의 결승 진출도 무산됐다.
한국으로서는 안세영이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안세영은 야마구치를 상대로 풀게임 혈투를 이겨내며 한국에 먼저 승리를 안겼지만 뒤이어 출전한 세 경기에서 모두 일본이 웃었다. 단체전은 한 명의 힘만으로 정상에 오를 수 없었다.

안세영도 경기 후 단체전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전은 혼자 하는 경기가 대부분인데 단체전은 1년에 몇 번 없고 특별하기 때문에 저에게 더 애정이 가는 대회”라며 “다 함께 힘을 합쳐서 이길 수 있는 경기다. 저 혼자 다해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준결승에서 멈췄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 여자 단체전 통산 세 번째 금메달에 도전했다. 앞서 1994 히로시마와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1998 방콕과 2002 부산, 2014 인천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동메달 하나를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개최국 일본은 8년 만의 여자 단체전 정상 탈환 기회를 잡았다. 일본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중국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의 2연패 도전을 저지한 일본은 이제 안방에서 다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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