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만약 맞은 헌혈자’ 못 걸렀다…수혈용으로 병원에 공급

구민기 기자 2026. 9. 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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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성분이 남아 있는 혈액을 수혈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뒤 헌혈해 만들어진 수혈용 혈액이 올해 45건이고, 이 중 5건은 폐기되기 전 의료기관 등에 출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위고비·마운자로 투약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헌혈을 통해 만들어진 혈액제제(수혈에 필요한 성분으로 나눠 만든 혈액 제품)는 45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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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작년부터 34건 사후 확인
혈액제제 56건 제조돼 8건 출고
비만약, 수혈때 미칠 영향 미확인
비만치료제 성분이 남아 있는 혈액을 수혈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뒤 헌혈해 만들어진 수혈용 혈액이 올해 45건이고, 이 중 5건은 폐기되기 전 의료기관 등에 출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 여부를 확인할 전산 장치도 없어 헌혈자의 자진 신고에 사실상 의존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위고비·마운자로 투약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헌혈을 통해 만들어진 혈액제제(수혈에 필요한 성분으로 나눠 만든 혈액 제품)는 45건이었다. 이 가운데 5건은 폐기되기 전 의료기관 등에 출고됐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투약 사실이 사후 확인된 헌혈은 모두 34건으로, 이를 통해 혈액제제 65건이 만들어졌고 이 중 8건이 출고됐다.

문제는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사람의 혈액이 다른 사람에게 수혈됐을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헌혈자 선정 지침’을 근거로 “잔류 약물 농도가 낮아 위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하면서도 “위고비·마운자로 투약자의 혈액 수혈에 대한 명확한 안전성 근거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잔류 약물 성분에 의도치 않게 노출된 수혈자에게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를 평가한 자료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오심과 설사, 구토 등 위장관 이상반응과 저혈압·과민반응 등이 보고됐으며, 위고비 역시 오심·구토·설사 등의 이상반응 가능성이 있다.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 투약자는 주사 후 7일 동안 헌혈이 제한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투약 여부를 걸러내는 방식은 헌혈자가 문진 과정에서 ‘주사’ 항목에 직접 표시하면 간호사가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다. 헌혈을 마친 뒤에는 홈페이지나 유선전화를 통해 ‘혈액사용 보류요청’을 자진 신고하도록 하고 있어 헌혈자가 투약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른 헌혈금지약물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정보를 혈액관리정보시스템(BIMS)과 연계해 헌혈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헌혈금지약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전산 확인 대상에서 빠져 있다.

두 약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라는 점도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청구 자료만으로 보건당국이 처방·투약 현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 등 제도권 밖 유통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비만치료제 불법 반입 적발 건수는 5030건에 달했다.

백 의원은 “주사 후 7일간 헌혈 제한 기준을 두고도 정작 투약 확인은 헌혈자의 자진 신고인 문진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비급여 사각지대와 불법 유통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전산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혈액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대한적십자는 심평원·식약처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비급여 약물 정보 연계와 문진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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