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찍고 MS까지…LG전자 AI 질주

고예인 기자 2026. 9. 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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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LG전자를 둘러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 냉각 솔루션 공급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MS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LG의 냉각·전력·IT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한다. 단기적으로는 MS가 주요 거점에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대용량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설비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데이터센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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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DSX 레디’ 냉각 솔루션 승인…글로벌 AI 생태계 진입
MS 데이터센터 공급 협력·SK엔무브와 차세대 열관리 기술 개발
가전 넘어 AI 인프라로 사업축 이동…시장도 성장성에 반응
LG전자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간 AI 데이터센터 냉각 인프라 협력을 형상화한 이미지. AI생성 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LG전자를 둘러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 냉각 솔루션 공급 파트너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협력에 나섰다. SK엔무브와는 차세대 냉매와 액침냉각 기술까지 공동 개발한다.

그동안 가전 중심 기업으로 평가받아온 LG전자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열관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면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LG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91% 오른 21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엔비디아와 MS 관련 소식이 같은 날 공개되며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인정한 LG 냉각 기술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의 2.5MW(메가와트)급 대용량 냉각수분배장치(CDU)는 엔비디아의 'DSX 레디(DSX Ready)' 제품으로 승인됐다. 엔비디아가 추진하는 차세대 AI 팩토리에 필요한 서버와 네트워크, 전력, 냉각 인프라 등의 기술 요건을 충족한 제품에 부여되는 자격이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고성능 GPU가 밀집하면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거하느냐가 데이터센터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한다. CDU는 서버와 GPU를 순환하는 냉각수의 온도와 압력을 조절해 발열을 낮추는 액체냉각 시스템의 핵심 장비다.

LG전자가 승인받은 2.5MW급 제품은 여러 서버 랙을 행 단위로 묶어 하나의 대용량 CDU로 냉각하는 '인로우(In-row)' 방식이다. 엔비디아가 DSX 레디 CDU에 요구하는 최소 냉각용량인 2.3MW를 웃돈다.

LG전자는 앞서 600kW(킬로와트)급과 1MW급 CDU도 엔비디아 규격을 충족했다. 여기에 2.5MW급까지 DSX 레디 승인을 받으면서 소형부터 대용량까지 제품군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CDU 분야에서 DSX 레디 업체는 LG전자를 포함해 글로벌 3개 업체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이 곧바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엔비디아가 AI 데이터센터의 각종 설비를 표준화·모듈화하는 과정에서 요구하는 기술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참여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이어 MS…'고객'으로 연결될까

엔비디아가 LG전자의 기술력을 검증했다면 MS와의 협력은 이를 실제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통로다.

LG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구광모 LG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사는 MS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LG의 냉각·전력·IT 인프라를 활용하는 사업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한다. 단기적으로는 MS가 주요 거점에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대용량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설비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데이터센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이 과거 서버나 반도체 성능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전력 공급과 냉각, 건설 기간을 포함한 인프라 효율성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이 변화가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 기존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서 축적한 칠러와 공조 기술에 CDU와 액체냉각 기술을 더하면서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데이터센터 외부로 빼내는 전체 냉각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를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전략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빅테크를 겨냥하고 있다.

▲SK엔무브 손잡고 액침냉각까지

LG전자의 냉각 전략은 CDU에 그치지 않는다. LG전자는 SK엔무브와 '가전·상업·산업용 냉매, 냉동기유 및 액침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열관리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섰다.

양사는 LG전자가 보유한 냉난방공조 시스템 기술과 SK엔무브의 냉매·냉동기유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친환경 냉매와 냉동기유를 개발한다.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분야에서 이어온 협력도 ESS와 전장 부품 등 고발열 전자기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액침냉각은 서버나 전자장비를 절연성 냉각유에 직접 담가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GPU의 전력 소비가 증가하면서 기존 공랭식이나 일부 액체냉각 방식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열관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K엔무브는 앞서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에 투자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이는 LG전자가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단순 장비 판매에서 냉매와 냉동기유, CDU, 칠러, 액침냉각까지 아우르는 기술 체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가전회사에서 'AI 인프라 회사'로

시장이 주목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LG전자는 TV와 생활가전 등 기존 사업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성숙 시장이라는 특성상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기 쉽지 않았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은 GPU의 고성능화와 서버 전력밀도 상승에 따라 구조적인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다.

LG전자가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통해 기술 신뢰도를 확보하고, MS와 공급 가능성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진입했다는 것은 냉각 사업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역시 엔비디아 DSX 레디 프로그램에 포함되면서 그룹 차원에서는 냉각과 전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도 갖추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개 ESS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DSX 레디 승인은 공급 자격을 갖췄다는 의미로 실제 매출 확대 여부는 향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와 공급 계약을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엔비디아의 기술 인증과 MS와의 사업 협력, SK엔무브와의 차세대 열관리 기술 개발이 짧은 기간 연이어 구체화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가전에서 출발한 LG전자의 냉난방공조 사업이 이제는 AI 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시대 LG전자의 새로운 승부처가 '화면'과 '가전'에서 데이터센터의 '열'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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