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 뗀 교보자산운용…18년 합작 끝내고 ETF 승부

김효인 기자 2026. 9.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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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100% 자회사 전환 이어 사명 변경…18년 합작체제 마침표
[사진=교보자산운용]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교보악사자산운용이 18년간 이어온 합작 체제를 끝내고 '교보자산운용'으로 새 출발한다. 교보생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데 이어 사명에서도 '악사'를 떼면서 그룹 자산운용 사업의 독자 노선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퇴직연금, 기관투자자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는다. 단순한 간판 교체를 넘어 교보금융그룹 내 자산관리 사업을 한데 묶는 핵심 운용사로 역할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운용은 전날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교보악사자산운용'에서 '교보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달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확보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교보자산운용의 전신은 2008년 9월 교보생명과 프랑스 악사그룹 계열 자산운용사가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만든 합작법인이다.

이후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의 지배구조가 BNP파리바 측으로 넘어가면서 주주 구성이 바뀌었고, 교보생명은 지난달 BNP파리바자산운용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50%인 300만주를 1075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이어진 합작 체제도 18년 만에 막을 내렸다.

'간판' 넘어 사업도 바꾼다…ETF 다시 시동

주목되는 부분은 사명 변경 이후의 사업 방향이다.

교보자산운용은 앞으로 ETF와 퇴직연금, 기관 고객 대상 투자 솔루션을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한다. 기존 주식·채권 중심의 전통 자산 운용에 머무르지 않고 개인과 기관을 아우르는 종합 자산운용사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첫 행보도 ETF다. 교보자산운용은 지난 22일 SK그룹 주요 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파워 SK그룹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 등을 담아 AI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전력·에너지까지 SK그룹의 AI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교보자산운용이 신규 ETF를 선보인 것은 약 2년 만이다. 기존 '파워' 브랜드를 통해 ETF 사업을 이어왔지만 시장 내 존재감은 대형 운용사와 비교해 제한적이었다.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지수형과 테마형 상품군을 늘려 ETF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시장 환경도 달라졌다.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은 2023년 6월 100조원에서 지난해 5월 200조원, 지난해 말 3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5월 말에는 500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ETF 경쟁력이 개인 자금뿐 아니라 연금시장까지 연결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 부문에서도 상품 선택지를 넓힌다. 기존 인덱스펀드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글로벌 주식·채권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는 기존 채권 운용 강점을 살리면서 액티브 주식형 상품을 강화해 맞춤형 투자 솔루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ETF와 퇴직연금, 기관 솔루션을 중심으로 조직도 재편해 각 사업 간 연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교보생명과의 시너지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단독 지배체제로 전환된 만큼 상품 개발부터 영업, 고객 관리까지 그룹 차원의 전략을 보다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어서다. 교보생명의 장기 고객 기반과 교보자산운용의 주식·채권·글로벌 운용 역량을 결합해 그룹 전체 자산관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교보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운용 역량을 그룹 금융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이라며 "전통자산에서 축적한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장기 투자 목적에 맞는 상품과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