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엄마 보고 싶어요"…귀성길 오른 시민들 `들뜬 발걸음`[르포]

이민하 2026. 9. 2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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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8시께 서울역. 캐리어를 끌거나 커다란 배낭을 멘 사람들이 대합실을 오갔다. 대합실 대기 의자는 빈자리 없이 찼고 앉지 못한 사람들은 선 채로 열차를 기다렸다. "사람 엄청 많네" 대합실을 지나던 한 남성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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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앞둔 서울역·용산역 귀성객 발길
취소표 구하고 연차 내 가족 만날 채비
부모님 드릴 명절 선물 두 손 가득
"본가에 있는 반려견도 보고파"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8시께 서울역. 캐리어를 끌거나 커다란 배낭을 멘 사람들이 대합실을 오갔다. 양손에 홍삼, 한우 등 선물세트를 챙긴 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대합실 대기 의자는 빈자리 없이 찼고 앉지 못한 사람들은 선 채로 열차를 기다렸다. “사람 엄청 많네” 대합실을 지나던 한 남성이 말했다.

올해 추석 열차 수요는 특별예매 때부터 몰렸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3~11일 중 7일간 진행한 추석 승차권 특별예매에서 KTX 예매율은 92.7%를 기록했다. 일반열차를 포함하면 공급 좌석 214만석 중 180만매가 예약돼 전체 예매율은 84%였다. 지난해 추석보다 21.3%포인트 높은 수치다.

국토교통부는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전국에서 3093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귀성길은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가장 혼잡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꽉찬 서울역 대합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연차 냈어요”…서울역 이른 귀성길로 ‘북적’

서울역 대합실에는 승객들이 대형 전광판 앞에서 출발 시각을 확인하고 있었다. 편의점에도 기차에 오르기 전 삼각김밥과 초콜릿 등 먹거리를 사려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른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저마다 표를 구한 사연과 고향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짙은 회색 캐리어를 들고 열차를 기다리던 송모(44) 씨는 남편, 딸과 함께 경남 통영의 시댁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전했다. 송 씨는 이번 추석 KTX 예매가 유독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예약에 실패해 좌석이 나오는지 계속 확인했다”라며 “원래 입석으로 가려고 했는데 운 좋게 자리를 구해서 앉아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가 혼자 계셔서 적적하실 텐데 만나 뵈러 가니 좋다”고 말했다.

같은 역에서 밀양행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오모(24) 씨는 회사의 유연근무 제도를 활용해 출발을 앞당겼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그는 “24일에 내려가면 기차표를 구하기 어렵운데 회사 유연근무 제도가 잘돼 있어 오늘 내려간다”라며 “특히 본가에 있는 반려견을 볼 수 있어 기쁘다”며 설렘을 전했다.

23일 서울 용산역 대합실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이민하 기자)
홍시와 포도 등 선물 잔뜩 챙겨 고향으로

용산역에서 만난 귀성객들은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있었다. 직장인 김모(41) 씨는 다섯 살, 일곱 살 두 자녀와 함께 고향 홍성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김씨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홍시를 들고 귀향길에 올랐다. 그는 “지난 설에는 해외여행으로 고향에 가지 못해 올해 처음으로 명절에 내려가는 거라 어머니가 아이들을 많이 기다리고 계신다”며 “이번에는 연휴가 좀 짧아서 오래 있으려고 하루 먼저 내려간다”며 웃어보였다.

일본에서 40년간 살며 선교 활동을 했다는 목사 황모(66) 씨도 친척을 만나러 가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용산역에서 한 손에 전주행 티켓, 한 손엔 포도 박스를 들고 걸음을 재촉하던 그는 “오랜만에 친척들을 만나 선물도 전해주고 사는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며 “이번 기회에 부모님 산소에도 다녀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목포행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이모(34) 씨는 하루 연차를 내고 귀성길에 올랐다. 평소에는 주말에 잠깐 들렀다가 올라왔지만, 이번에는 부모님과 사흘을 보낼 예정이다. 이씨는 “아버지가 어제부터 제가 좋아하는 연포탕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신다”라며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같이 밥 먹고 밀린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minha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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