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낀다는 동해 데이터센터, 전기는 석탄에서?

박나린 기자 2026. 9. 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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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속도 내는 동해
전력 수급 숙제, 탈석탄 목표 흔들릴 우려도
강원 동해시에 총 2.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추진되면서 전력 관련 논쟁이 이어진다. 공사 진행 측에서는 물 사용을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서버 냉각을 위해서는 결국 전력이 필요한 만큼 에너지 수요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도가 활용하려는 지역 발전설비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에 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될 전력이 석탄발전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강원도 동해시 북평산업단지에 GS그룹이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시설 30조 원, 장비를 포함하면 120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었다. 총 2.4GW 규모를 1단계(1.2GW)와 2단계(1.2GW)로 나눠 짓는 계획으로, 이 가운데 첫 단계인 100㎿ 시설은 이르면 오는 11월 착공할 예정이다. 강원도는 인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패스트트랙 협의체'를 꾸렸고, 건축심의 착수와 전력계통영향평가 통과 등 행정 절차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싸고 수자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강원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역의 물 관리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동해 역시 같은 영동권에 속해 있어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용수 사용량이 지역 수자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 측은 물 이용을 줄이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동해시의회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GS동해전력 관계자는 "물은 데이터센터 운영 초반에만 들어가고 2단계부터는 거의 안 들어갈 것"이라며 공랭식 냉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를 물 대신 차가운 공기로 식히겠다는 의미다.

물 아끼면 전력 사용 줄어들까?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냉각설비를 가동한다. 이를 위해 물과 전력을 사용한다. 

지자체는 물 사용이 많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강원도 AI데이터센터추진단 TF 관계자는 22일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요즘엔 액침냉각 방식도 있고, 폐쇄루프형 방식도 있어서 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액침냉각은 서버 장비를 절연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고, 폐쇄루프형 냉각은 냉각수를 내부에서 순환시키면서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하지만 물을 덜 쓴다고 해서 센터의 전력 사용 자체가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 윤원섭 녹색전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량은 적용 기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규모 자체가 큰 만큼 물 사용을 낮추는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전력은 기본적으로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동해 데이터센터가 어떤 냉각 방식을 적용할지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전기 어디서 가져오느냐가 숙제

냉각 뿐만 아니라 서버유지 등에도 전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2.4GW 규모로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실제로 어떻게 확보할지가 핵심 과제다.

강원도는 지역 발전설비를 데이터센터 전력에 가급적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송전 제약 때문에 발전소들이 지금 약 30% 정도밖에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도 강원도의 발전설비를 가급적 이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원도가 활용하려는 지역 발전설비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소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 사용을 줄인 데이터센터가 결국 탈석탄 흐름에 역행하는 전력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동해 데이터센터 인근에는 GS동해전력이 운영하는 595MW급 석탄화력발전기 2기가 있다. 총 발전용량은 1.19GW다. 강원도가 송전 제약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지역 발전설비를 데이터센터 전력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력 활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추진단 관계자는 석탄화력발전소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부 방침"이라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탈석탄 국가 목표에 영향 우려"

전문가들은 석탄화력 조기 폐쇄는 물론이고 탈석탄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원섭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에 석탄발전 전력이 사용될 경우 2040년 탈석탄이라는 국가 목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원기 삼척석탄화력발전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는 위와 같은 경우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기 어려워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냉각에 필요한 전력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포함된다고 지적하며 "기존에 데이터센터 가동하기 위한 전기 플러스 냉각시키는 데 필요한 전기까지 같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물 절약형 냉각 방식을 적용해도 전력 수요 자체는 줄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짚은 셈이다.

그는 필요한 전력을 태양광·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태양광이나 풍력에 ESS를 함께 설치하면 발전량 변동 문제를 보완하면서 전력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동해 데이터센터의 구체적인 전력 공급원과 발전원별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전력계통 연결과 전력 공급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실제 전력 공급 방식이 확인될 전망이다. 물 사용량을 줄였다는 홍보 문구만으로는, 그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답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