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도 물에서도 증식하는 '불 아메바'…한계온도 60도 넘는 최초 기록

문혜원 기자 2026. 9. 2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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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의 뜨거운 물에서도 먹이를 먹고 세포분열을 하며 증식하는 신종 아메바가 발견됐다. 동물·식물·균류처럼 복잡한 세포 구조를 가진 '진핵생물'이 자랄 수 있는 한계 온도인 약 60℃를 넘어선 최초의 기록이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진핵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상한선 온도가 약 60도인 것으로 분석했다.

올리베리오 부교수는 "불 아메바의 발견은 생명의 한계를 넓혔다"며 "불 아메바보다도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가는 진핵생물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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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팀, 화산 온천서 신종 진핵생물 발견
섭씨 63도 온도에서 세포분열하는 신종 아메바 '인센디아메바 카스카덴시스(Incendiamoeba cascadensis)' 세포의 모습. 파란색은 디옥시리보핵산(DNA), 분홍색은 세포분열 과정에서 염색체를 나누는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단백질 '튜불린', 회색은 세포막이다. Felix Mikus 제공

63℃의 뜨거운 물에서도 먹이를 먹고 세포분열을 하며 증식하는 신종 아메바가 발견됐다. 동물·식물·균류처럼 복잡한 세포 구조를 가진 '진핵생물'이 자랄 수 있는 한계 온도인 약 60℃를 넘어선 최초의 기록이다.

앤절라 M. 올리베리오 미국 시러큐스대 생물학 부교수팀은 캘리포니아주 래슨 화산 국립공원의 온천에서 고온에 적응한 신종 아메바를 발견한 연구결과를 2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생물 가운데 가장 높은 온도를 버티는 것으로 알려진 종은 심해 열수분출공 주변에 사는 고세균 '메타노피루스 칸들레리(Methanopyrus kandleri)'다. 메타노피루스 칸들레리는 122℃에서도 자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메타노피루스 칸들레리와 같은 고세균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세포 구조로 이뤄진 원핵생물이다. 핵과 여러 세포 소기관으로 구성된 진핵생물은 고온에 훨씬 취약하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진핵생물이 성장할 수 있는 상한선 온도가 약 60도인 것으로 분석했다. 60도에 근접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종도 극소수다.

연구팀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래슨 화산 국립공원의 지열 하천에 서식하는 생물을 채집했다. 채집 지점의 수온은 약 47~64℃였다.

채집 결과 여러 시료 가운데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아메바 한 종이 특히 높은 내열성을 보였다. 아메바는 실험실 내에서 57℃ 환경에서 활발하게 성장했다. 연구팀이 온도를 계속 높이자 63℃에서 진핵세포가 둘로 나뉘는 '체세포분열'이 관찰됐다. 단순히 고온을 견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증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신종 아메바에 '인센디아메바 카스카덴시스(Incendiamoeba cascadensis)'라는 이름을 붙였다. '캐스케이드 산맥의 불 아메바'라는 뜻이다.

섭씨 55도에서 관찰한 불 아메바. 축척 막대는 5마이크로미터. Beryl Rappaport 제공

인센디아메바 카스카덴시스(불 아메바)는 온도가 63℃를 넘어서면 형태를 바꾸고 바깥에 보호층을 만들어 고온을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에 노출된 뒤에도 다시 온도가 낮아지면 회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불 아메바가 온화한 환경에 사는 다른 아메바보다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DNA)' 복구와 단백질 유지에 관련된 유전자를 추가로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극심한 열로 단백질이나 DNA가 손상되는 것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백질 자체에도 고온 적응 흔적이 나타났다. 불 아메바의 단백질 표면에는 양전하를 띠는 아미노산이 상대적으로 많다. 고온에 강한 일부 세균과 고세균에서 관찰되는 특징으로, 고온에서 단백질 구조가 풀리거나 서로 뭉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연구에 참여한 H. 베릴 라포트 시러큐스대 박사과정생은 "고세균·진핵생물처럼 서로 다른 생물이 고온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단백질 특성을 가지도록 진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베리오 부교수는 "불 아메바의 발견은 생명의 한계를 넓혔다"며 "불 아메바보다도 더 높은 온도에서 살아가는 진핵생물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스포츠에서 세계기록이 불과 몇 밀리초 단축돼도 놀라운 성과로 평가되듯 아메바도 동일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몇 도에 불과한 차이가 생명이 생존 가능한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cell.2026.08.043

[문혜원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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