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 단조·가공 넘어 설계까지…한호산업, 로봇·방산 정조준

영천·경주·경산=김예솔 기자 2026. 9. 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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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 들어서자 생산라인을 따라 검은색 단조품(금속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만든 부품 소재)이 쉴 새 없이 이동했다.

경주 한호산업에서 원자재를 단조하면 영천 한호에코스티에서 정밀 가공과 열처리, 품질 검사를 거쳐 자동차 변속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한다.

고객사가 요구한 도면대로 부품을 생산하는 데서 벗어나 자체 설계 역량을 갖춰 단조·가공·설계를 아우르는 '3-in-1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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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공장 가공품 80% 이상 해외 수출
자동화로 불량률 80%↓·생산성 15%↑
방산·로봇용 액추에이터 생산라인 구축
“설계 역량 갖춰 1조 원 규모 기업 성장할 것”
강동한 한호산업 대표가 22일 서울시 서초구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호산업의 미래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경북 영천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 들어서자 생산라인을 따라 검은색 단조품(금속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만든 부품 소재)이 쉴 새 없이 이동했다. 거친 표면의 단조품은 자동화 설비를 차례로 거치며 매끈한 차량용 정밀부품으로 모습을 바꿨다. 앞단의 단조공장에서 쇳덩이를 두드려 만든 소재가 이곳에서 정밀 가공을 거쳐 기어와 샤프트 등 완성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이다.

생산라인 곳곳에서는 자동화 설비를 통한 정밀 검사가 이어졌다. 해당 설비가 제품의 미세한 오차를 측정해 결과를 상단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띄웠고, 이상이 감지되면 빨간색 표시가 나타났다. 같은 이상이 세 차례 연속 발생하면 생산라인은 자동으로 멈춘다. 자동검사를 통과한 제품도 작업자가 일부를 표본으로 추출해 다시 확인한다.

22일 찾은 이곳은 지역 뿌리산업을 대표하는 한호산업의 계열사 한호에코스티 영천공장이다. 한호산업은 1999년 설립 이후 단조를 주력으로 성장해왔고, 이후 정밀 가공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경주 한호산업에서 원자재를 단조하면 영천 한호에코스티에서 정밀 가공과 열처리, 품질 검사를 거쳐 자동차 변속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한다. 생산된 제품은 현대차(005380)를 비롯해 GM, 포드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수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해 한호산업과 한호에코스티의 합산 매출은 약 1750억 원이다.

22일 경북 경주 한호산업 공장에서 열간 단조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한호산업

강동한(사진) 한호산업 대표는 가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이유로 높은 부가가치를 꼽았다. 강 대표는 “단조만 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소재부터 가공·조립까지 일원화된 공장을 만들자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영천공장에는 설립 때부터 자동화 설비 도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로봇 자동화 이후 불량률은 80% 이상 낮아지고 생산성은 15% 이상 향상됐다. 제품마다 식별 정보를 부여해 생산·검사 이력을 개별 제품 단위로 추적하는 것도 특징이다.

22일 경북 영천 한호에코스티 공장 내부의 모습. 사진=김예솔 기자

단조에서 가공으로 영역을 넓혀온 한호산업의 다음 목표는 ‘설계’다. 고객사가 요구한 도면대로 부품을 생산하는 데서 벗어나 자체 설계 역량을 갖춰 단조·가공·설계를 아우르는 ‘3-in-1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경북 경산 R&D센터에서는 감속기와 액추에이터를 자체 개발·설계하고 있다. 현재 한 완성차 업체와 감속기 시제품을 공동 개발 중이며 이달 말 실제 차량에 장착해 약 1년간 테스트할 예정이다.

경북 경산 한호산업 R&D센터에서 개발 중인 변속기. 사진=김예솔 기자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자동차에 집중됐던 사업 영역도 로봇과 방산으로 넓힌다. 방산 분야에서는 무인차량 관련 제품에 대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까지 영천공장에 감속기·액추에이터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연매출 2000억 원 규모의 가공 회사가 설계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단순히 자동차 부품 제조에 머물지 않고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내 설계 역량까지 갖춰 매출 1조 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영천·경주·경산=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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