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탱크 지나가는 줄"…항공기 소음에 강화 주민들 몸살

이장원 기자 2026. 9. 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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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2초'에 한 대꼴…밤낮없이 이어지는 항공 소음
실제 소음측정 결과 '70dB'…"심근경색 위험 20%↑"
소음대책지역, 내년 용역 결과에 따라 2028년 지정
박용철 강화군수 "항공기 고도 상향부터 추진해야"
전문가 "단순 측정보단 실제 사례 면밀히 살펴봐야"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의 한 마을. 비행기 한 대가 굉음과 함게 마을 상공을 가로지르고 있다. 2026.09.22 [사진=신지은 pd]

"1~2분에 한 번씩 비행기가 지나가는데 정말 환장해요...탱크 소리 같다니까요."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삼산면의 한 마을. 비행기 한 대가 굉음과 함께 마을 상공을 가로 질렀다.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비행기가 뒤를 이었고 이후로도 비행기는 1~2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하늘을 갈랐다.

이곳 주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항공기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보수공사를 마친 인천공항 제2활주로가 운영을 재개하면서 4개 활주로 동시 가동이 가능해졌고 연간 항공기 처리 용량도 크게 늘었다.

실제 인천공항 운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인천공항에서는 29만여편의 항공기가 이·착륙했다. 하루 평균 1200편에 달하는 수치다. 단순 계산해도 약 1분 12초에 한 대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셈이다.

김윤태 강화군 삼산면분회장은 "탱크가 지나가는 것 같다. 1분 간격으로 하루 종일 비행기가 오간다"며 "사람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이러다 정말 큰 병이 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행기가 더 낮게 뜨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난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달용 강화군 항공기 소음피해 민간대책위원장은 "몇 년간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대남방송 피해를 받았는데 이번엔 항공기 소음으로 힘들다"며 "지난해 인천공항 제2활주로 재가동 후 비행기 소음이 밤낮없이 이어지면서 주민 피해가 극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공기 회사 이름은 물론 창문까지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저공 비행이 이뤄진다"며 "통화 중에도 소음 탓에 실내로 들어가 다시 전화를 받는 일이 반복된다"고 호소했다. 

경인방송이 현장에서 휴대용 소음기로 직접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상시 일상 대화 수준인 47데시벨이던 소음도는 비행기가 지나가자 순식간에 70데시벨까지 치솟았다.

일반적으로 70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의 상대적 위험도가 2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인방송이 휴대용 소음기로 소음을 측정한 결과, 47데시벨이던 소음도는 비행기가 지나가자 순식간에 70데시벨까지 치솟았다. [사진=신지은 pd]  

현재 서울지방항공청은 기존 소음 피해지역인 옹진군과 영종도에 이어, 올해 초부터 소음 민원이 제기된 강화군 삼산면·양도면, 연수구 송도 등을 대상으로 '인천공항 항공기 소음 영향도 조사 용역'에 착수했다.

항공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28년 1월 1일 수도권 소음대책지역을 새로 지정·고시할 방침이다.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되면 전기료와 방음·냉방 시설 설치 등의 지원을 받는다. 소음대책지역은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인 엘디이엔(Lden) 61데시벨 이상 지역이다.

하지만 정작 강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임시방편식 사후 지원이 아닌 비행기가 좀 더 높게 날아주는 '고도 상향'을 바라고 있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주민들은 전기료 지원 등의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며 "항공기 고도를 높이는 등의 근본적인 소음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실제 김포·김해·제주공항은 이륙 시 최대 상승률로 빠르게 고도를 높여 소음을 줄이는 '저소음 운항절차'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김포공항은 2008년부터, 김해공항은 2013년부터, 제주공항은 2014년부터 시행 중이다.

다만 전문가는 인천공항의 경우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박성식 국립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지금 시간당 이·착륙 횟수가 이미 80회도 넘어갔고 인천공항공사는 100회까지 늘린다고 한다"며 "저소음 운항절차를 시행하려면 그 역시도 사실상 정부에서 강제를 해야 되는데 정부는 인천공항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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