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종로의 매력은 뭐지?···‘야장의 성지’된 종로3가 가보니
낮과 밤이 완전히 달라지는 종로3가 매력 빠져

평일 저녁인 2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종로3가 돈화문로11길 일대 야장에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골목을 따라 늘어선 거리가게(노점)마다 전과 건어물 등 가벼운 안주에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점포 앞에 한 줄로 늘어선 야외 테이블도 만석이었다.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도 가게마다 3~4팀씩 줄을 섰다.
갈매기골목으로 들어서자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은 노포 분위기가 남아 있는 식당과 한옥을 개조한 식당을 찾아 한국식 바베큐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눴다.
종로3가의 밤 풍경이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여행 전문 매체 ‘타임아웃’은 최근 종로3가를 올해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World’s coolest neighborhood) 1위로 선정했다. 한옥을 살린 익선동 가게와 서순라길, 돈화문로11길 포차 거리의 북적이는 밤 분위기가 선정 이유로 언급됐다. 여기에 서순라길에 늘어선 독립 공예 작업실, 보석 공방, 바(bar)들이 종로3가의 매력을 더한다는 평가다.
종로3가를 찾은 외국인들은 야장 분위기를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들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골목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좁은 거리가게 사이를 지나가며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술에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에서 온 아모리(32)는 “저녁인데도 분위기가 매우 활기차고 가게와 사람이 어디에나 있다”며 “프랑스에도 테라스가 있는 커피숍이 많은데 오후가 되면 이미 문을 닫아서 이곳 같지 않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2024년 11월 돈화문로11길, 갈매기골목과 상생협약을 맺고 질서 있는 야장문화 정착에 나서고 있다. 매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단속원과 안전요원, 상인회 안전관리단을 배치해 차량과 보행 안전을 관리한다. 서한철 갈매기골목상인회장은 “종로구와 상생협약을 맺고 관리한 후부터 야장 영업이 눈에 띄게 잘 된다”고 했다.

서순라길은 돈화문로11길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가게 앞에 나란히 앉은 사람들은 종묘 돌담길을 바라보며 맥주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돌담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호주에서 온 한(44)은 “서순라길은 옛것과 현재의 것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돈화문로11길 쪽) 활기찬 분위기도 좋지만 도시의 전통적인 매력을 느끼려면 이곳이 좋다”고 말했다. 함께 여행 온 딥티(40)는 “명동은 사람이 너무 많고 네온사인이 가득한데 여기는 조용하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종로3가의 낮은 여전히 직장인과 노인들의 거리다. 점심시간에는 탑골공원을 중심으로 어르신들이 많이 모였다. 탑골공원 인근에서 거리가게를 운영하는 서모씨(73)는 “낮에는 어르신들이 오고 저녁에는 젊은 사람들이 찾아 손님층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거리가게가 문을 열기 전인 22일 오전 돈화문로11길에는 노인과 직장인, 익선동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오갔다.
캐나다에서 온 플린(33)은 “어젯밤에 이 거리에서 해산물과 맥주를 먹었다”며 “길 위에 식당이 있어 사람들의 활발한 분위기를 가까이에서 느낀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여행 온 디안(42)은 “밤은 젊은 사람들로 활기찼던 곳이 낮이 되자 가게도 사라지고 노인들이 많아, 한 공간에서 다른 도시를 여행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임주영 기자 z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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