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붓 들고 택배 나르는 로봇…中제조업, AI 입고 '스마트 제조'로

이봉석 2026. 9. 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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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으로 세계를 만들고 아름다움을 창조하자.'

지난 20일 개막해 23일까지 중국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시 빈후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세계제조업대회'의 주제다.

중국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 안후이성이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는 제조업 대회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로봇은 아니지만 허페이 현지 기업이 개발한 길이 2.5m 안팎의 'AI 수면 부스'는 중국 첨단기술과 제조업, 인체공학의 집약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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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안후이서 '세계제조업대회' 개최…"제조업서 휴머노이드·AI활용 성과에 초점"
'AI 수면 부스'엔 첨단기술·인체공학 집약…CXMT, 5세대 D램 발표도
허페이 '세계제조업대회'에 전시된 '서예 휴머노이드 로봇' [촬영 이봉석]

(허페이=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지능으로 세계를 만들고 아름다움을 창조하자.'

지난 20일 개막해 23일까지 중국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시 빈후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6 세계제조업대회'의 주제다. 총 10개 전시 구역에서 900여 개 기업이 1만개 이상 제품을 선보인다.

중국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 안후이성이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는 제조업 대회라는 간판을 내걸었지만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주제처럼 이번 행사는 제조업 속으로 스며든 중국의 AI 기술을 엿볼 기회였다. 실제로 행사장 곳곳에는 AI 기술을 접목해 생활과 공장 곳곳으로 파고든 신제품이 즐비했다.

메인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서예하는 로봇이었다.

"안후이(安徽) 써줘"라고 중국어로 음성 명령을 내리자 로봇은 로봇팔에 쥐어진 붓에 먹물을 묻히더니 천천히 한지 위에 '安徽'를 써 내려갔다.

인간에게 어려운 고도의 논리·추론은 로봇에게 아주 쉽지만, 인간에게 쉬운 감각·운동 능력은 로봇에게 극도로 어렵다는 '모라벡의 역설'이라는 한계에 도전하려는 시도로 여겨져 흥미로웠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로봇팔 2개가 보조를 맞춰 분주하게 택배를 분류하는 모습이 보였다.

송장이 아래쪽을 향한 택배물을 능숙하게 뒤집어 위로 향하게 했고 택배가 아닌 물건은 실수 없이 옆 라인으로 밀어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이미 중국의 한 대형 택배회사에 이 로봇 시스템이 투입됐다"며 "시간당 1천816개, 2초당 한 개꼴로 택배를 처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로봇 2대가 권투를 하고 있었는데, 주먹이 직접 상대에 닿지 않고 권투 흉내만 내고 있어 실제 격투경기를 위한 용도라기보다는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어 자사 로봇 기술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권투하는 로봇 [촬영 이봉석]

이밖에 사람 피부의 촉감과 비슷한 로봇손, 두 발로 설 수 있고 등산도 가능한 4개의 다리를 가진 로봇개, 가면을 순식간에 여러 차례 바꾸는 중국 전통예술 '변검'을 하는 로봇 등도 있었다.

로봇은 아니지만 허페이 현지 기업이 개발한 길이 2.5m 안팎의 'AI 수면 부스'는 중국 첨단기술과 제조업, 인체공학의 집약체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안마의자와 디스플레이가 우선 보였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에어컨과 공기정화기, 조절 가능한 조명 등을 갖춰 휴식과 명상, 수면이 가능해 노인과 임신부에게 특히 유용해 보였다.

제품을 개발한 터이테크 관계자는 "비행기 출발 시간이 많이 남은 여행객이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장거리 운전자를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한국에 시제품 설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AI 번역 전문기업 아이플라이텍(iFLYTEK)은 세계 130여개 언어 및 중국 내 200여개 방언에 대한 번역 기술을 바탕으로 전자잉크 태블릿, 스마트 안경, 스마트 칠판, 번역 이어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45㎏까지 화물을 실은 채 최고 시속 120㎞로 최대 240㎞까지 비행할 수 있는 물류 드론도 올해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사람 피부와 유사한 촉감의 로봇손 [촬영 이봉석]

AI의 물리적 토대가 되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의 주목할만한 성과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발표됐다.

바로 허페이에 본사를 둔 창신커지(CXMT)가 5세대 D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양산에 들어갔음을 알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추격을 가속화한 것이다.

CXMT는 이와 함께 한층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하는 '쿼드러플 패터닝'(QTP) 기술이 적용된 24Gb LPDDR5X 신제품 2종도 공개했다.

중국 내 경제 규모 10위권인 안후이성에서도 혁신을 도처에서 목격할 수 있다는 점이 특기할만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전시회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중국 스마트 제조'로 전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현장에서 만난 안후이국제전파센터(AICC) 멍위 기자는 "올해 행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는 '더 스마트하게, 더 개방적으로, 더 협동적으로'(更智能 更開放 更協同)라는 슬로건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혁신을 위한 몸부림은 허페이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인 츠저우에서도 감지됐다. 츠저우는 널리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구례군 및 경북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어 한국과 인연이 깊다.

CXMT가 전시한 반도체 제품 [촬영 이봉석]

츠저우의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 중소기업 화위전자과학기술의 후옌팅 감사는 "현재는 해외 AI 시스템을 도입해 공장을 자동화하고 있지만, 자체 자동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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