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문학을 말하다] 신지 명사십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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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은 약사문인회와 손을 맞잡고, 약사의 삶 속에 스며 있는 감성과 사유를 문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시와 수필을 통해 약사들이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들이 조용히 피어납니다.
한 편의 글이 한 알의 약처럼, 독자 여러분의 하루에 따뜻한 쉼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식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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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공론은 약사문인회와 손을 맞잡고, 약사의 삶 속에 스며 있는 감성과 사유를 문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코너에서는 시와 수필을 통해 약사들이 마음속에 품은 이야기들이 조용히 피어납니다.

해독할 수 없는 계절의 안쪽에서
청춘의 설렘 데려와 피어난 채송화 한 송이
계단 그늘에 앉아
속삭임으로 여름을 연다
빙하기와 간빙기의 전설을 듣고 자란 파도는
물새의 날개로 바다를 흔들고
갯바람은 제트카처럼 땀방울을 훔쳐 간다
땡볕과 한낮의 밀당
그 언저리 서성이는 아이스크림 혀끝 위에서도
더위는 쉽사리 물러서지 않는다
햇살의 칼날을 온몸으로 받아낸 모래,
제 열기를 품 안에 달군다
허공의 구체적인 서술을 뭉게뭉게 풀어놓는
구름이 산 넘어 떠날 때
매서운 햇살은 잠시 여유 배운다
길고 큰 그림자가
십 리 해안을 도란도란 함께 걷는다
한 방향으로 치닫는 팔월의 생각으로 달궈진 모래가
발바닥 아래서 시름을 서서히 거둬 간다
산그림자, 솔숲, 저 멀리 달마저
서둘러 모래밭에 발을 담그며
스스로 끌어안는 치유의 위치에서
폭염에 남은 흠집을 어루만진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여름의 악보가
흥얼거리는 콧노래
그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식어 간다.

김성순
전남 나주시 온누리목사골약국 약사
한국약사문인회 부회장
제1회 이가탄 한국약사문학상 수상
시집 <하얀 속울음까지 들켜 버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