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손잡으면 양자컴퓨터 세계 선두 노릴 수 있어”

지난 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양국의 간판 기업 수장들이 모두 모였다. 프랑스 양자컴퓨팅 기업 콴델라의 니콜로 소마스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이 자리에 있었다. 양자 컴퓨팅은 AI, 핵융합 에너지와 함께 인류의 미래를 바꿀 ‘3대 기술’로 손꼽힌다.
소마스키 대표는 21일 본지 화상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팅은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힘을 합쳐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라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을 첫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콴델라는 2017년 설립됐다.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한 양자컴퓨터를 설계·제조하고,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까지 직접 개발한다. 아이폰과 운영체제 iOS를 모두 만드는 애플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한 회사에서 만드는 구조다. 지금까지 6500만유로(약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소마스키 대표는 “한국과 프랑스가 힘을 합치면 양자 컴퓨팅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프랑스는 기술력이 있지만 대규모 산업화 능력이 부족합니다. 한편 한국은 산업 능력이 뛰어나지만, 양자 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어요. 둘을 합치면 단순히 경쟁에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 선두를 노릴 수 있습니다.”
그는 반도체는 삼성전자, 광전자 부품은 LG이노텍, 클라우드는 네이버를 협력 후보로 꼽았다. 국내 양자 소프트웨어 기업 큐노바컴퓨팅도 양자컴퓨터와 실제 산업 수요를 연결할 파트너로 언급했다. 부품 생산부터 컴퓨터 조립, 클라우드 서비스, 제약·금융·물류 분야 활용까지 한국에서 하나의 양자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과의 협력은 이미 시작됐다. 콴델라는 지난해 서울시와 5700만달러(약 800억원) 규모 투자 협약을 맺었고, 지난 4월에는 KAIST·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도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한국의 반도체 인프라를 활용해 광자 양자컴퓨터의 연구부터 제조까지 잇겠다는 것이다.
콴델라의 핵심 경쟁력은 빛의 입자, 즉 광자를 이용한 양자컴퓨팅 기술이다. 레이저로 광자를 하나씩 만들어 낸 뒤, 칩 안의 미세한 통로로 보내 ‘양자 중첩’ 상태로 만들어 계산에 활용한다.
그는 “빛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존재이고 이를 활용하면 더 빠른 계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미래 양자컴퓨터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하더라도 여러 프로세서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려면 광자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소마스키 대표는 “지금의 양자컴퓨팅이 챗GPT가 등장하기 10년 전의 AI와 비슷한 시기에 와 있다”고도 평가했다. “2010년에 10년 뒤 챗GPT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지금 1등을 목표로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나중에 후발 주자가 돼 쫓아가느라 급급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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