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와 정면충돌한 조희대…與 ‘탄핵’ 만지작, 野 적극 ‘엄호’

강윤서 기자 2026. 9. 2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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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난 직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규탄대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은 헌법을 못 읽느냐"고 맹비난한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과 사법권 독립을 지켜낸 당연한 결단"이라며 엄호에 나섰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며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다"며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대법원에 보낸 공문에서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한 헌법 104조 2항을 들어 재제청을 요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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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李대통령 순방 직후 ‘대법관 재제청 거부’ 입장 밝혀
민주당 “조희대, 난독증인가” 국감 증인·탄핵 거론하며 반발
국힘 “손봉기 임명동의안 제출하고 李 재판 재개해야” 역공
청와대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공식 입장서 불쾌감 드러내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5년 5월1일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을 진행하고 있다(왼쪽). 이재명 대통령이 5월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난 직후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규탄대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은 헌법을 못 읽느냐"고 맹비난한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과 사법권 독립을 지켜낸 당연한 결단"이라며 엄호에 나섰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을 향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했다"며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사법부와의 갈등이 정면충돌로 번졌다.

민주당은 이날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재제청 거부 입장을 밝히자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와 규탄대회를 열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조희대는 추하고 허망한 마무리의 길로 스스로의 선택에, 자기 목을 겨누는 칼을 뽑았다"며 "바보인가, 헌법을 못 읽나, 난독증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희대의 난'은 진압될 것이다. 희대의 난은 대형 착각이고 착시이고 정신을 잃은 것"이라며 "조희대의 이번 행동은 결국 코미디로 끝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내란을 불 지피려 하거나 부활시키려는 세력은 불가피하게 청소되고 정리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재제청 거부 사유가 더 기가 막힌다"며 "삼권분립과 국가기관 간의 상호존중 정신을 무시하고 일반적으로 재제청권을 행사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조 대법원장 자신"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법원장의 제청권 남용은 헌법에 부합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은 무시해도 된다는 건가. 이 얼마나 위험한 인식인가"라고 반문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 정면 부정과 동시에 대법원장의 정치 행위이자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밝혔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법사위 국정감사 일반 증인 채택도 추진 중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탄핵 카드도 거론됐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헌법을 짓밟고도 대법원장의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며 "조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 사퇴하지 않는다면 탄핵을 포함한 모든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계원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정부와 헌법에 엇박자를 내는 부분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탄핵 관련 얘기는 안 나온다"며 당장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한 신중론을 보였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법조 엘리트들의 오만함이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며 "'조희대 사퇴' 현수막을 건다고 오만한 법조 엘리트가 행동을 바꾸겠는가. 국회의 권한을 써 법원행정처를 폐지하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가진 현안 긴급 기자회견에서 전날 비무장 지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결정을 치켜세우며 적극 엄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며 대법원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재제청 거부에 대해 헌법 위반이자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주장한다"며 "이야말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짓밟는 명백한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또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독립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줬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이 대통령 재판을 재개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음을, 대한민국 헌법이 살아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5개 재판을 받는 이 대통령은 임기 중 21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 재제청을 남발할 경우 자기 재판의 재판관을 고르게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 재판 재개를 다시 한번 사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이 끝내 손봉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대법관 한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초유의 재제청을 요구한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도 나왔다. 5선 윤상현 의원은 "헌법 어디에도 대통령이 대법원장 제청을 반려하고 다른 후보자를 다시 제청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명문 규정은 없다"고 했다. 초선 김용태 의원도 "조 대법원장의 제청을 즉각 수용해 대법관 공백 사태를 결자해지하는 것만이 헌법 질서를 되찾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네로 황제 흉내 내느냐"며 "대통령 마음대로 하지 말라고 대법원장 제청권을 헌법에 보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며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그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다"며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대법원에 보낸 공문에서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정한 헌법 104조 2항을 들어 재제청을 요구했다고 한다.

조 대법원장의 이번 결단은 지난달 28일 청와대가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청한 지 25일 만이다. 또 조 대법원장이 전날 김성수 신임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열린 청와대 행사에서 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 차담을 가진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순방 출국이 이뤄진 당일 입장을 밝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에 청와대는 이날 곧바로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으로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결단으로 인해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반년 넘게 이어져 온 대법관 공석 상태가 내년 6월까지인 조 대법원장 임기 내에 해소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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