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해 소설가 첫 장편…한 사람 인생에서 엿본 부산의 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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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해(사진) 소설가가 최근 펴낸 장편소설 '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산지니)에서 주인공 서혜주는 평생 품고 살던 수수께끼를 끝내 푼다. 서혜주의 인생을 오랜 세월 가혹하게 옥죈 그 수수께끼의 결말은 어처구니없고 허무하다.
유복했으나, 중학교 입학 직후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지독한 가난에 잡아먹힌 서혜주와 가족이 부산 동구 좌천동 수정동 초량동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치열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 축이다.
이때부터 서혜주의 가혹한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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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해(사진) 소설가가 최근 펴낸 장편소설 ‘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산지니)에서 주인공 서혜주는 평생 품고 살던 수수께끼를 끝내 푼다. 서혜주의 인생을 오랜 세월 가혹하게 옥죈 그 수수께끼의 결말은 어처구니없고 허무하다. 노년의 퇴직 교사로, 가파르고 힘겨웠던 삶을 통과한 그는 그 순간을 소설 끝 대목에서 이렇게 받는다. “인생은 우리에게 지나치게 불친절했다. 그래도 끝까지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박영해 작가의 본명은 박영애다.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으로 등단한 뒤 본명으로 작품 활동을 하다가 2019년 낸 소설집 ‘종이꽃 한 송이’부터 박영해라는 필명을 쓴다.
‘우리, 다음 생에 만날까요?’는 두 축으로 전개된다. 유복했으나, 중학교 입학 직후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지독한 가난에 잡아먹힌 서혜주와 가족이 부산 동구 좌천동 수정동 초량동 산복도로를 배경으로 치열하고 힘겹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 축이다. 1960~1970년대 부산 모습이 생생해서 향토사 기록으로도 너끈히 한몫한다. 지금 증산공원이 있는 좌천동 꼭대기에 동물원이 들어설 뻔했고, 너무 일찍 도착한 인도코끼리가 굶어 죽는 바람에 염소고기로 둔갑했다는 일화며 당시 학창 시절 이야기가 생동감 있다.
또 한 축은 아픈 첫사랑의 기억이다. 빨리 집안에 보탬이 되려고 2년제 교육대학교에 들어간 서혜주에게 청년 윤재가 나타난다. 둘은 연애감정을 느끼고 의지한다. 그런데 고작 5개월 만에 윤재는 서혜주의 삶에서 갑자기 사라진다. 이때부터 서혜주의 가혹한 수수께끼가 시작된다. 윤재는 왜 나를 떠났을까?
이 질문을 짊어진 채 서혜주는 교사로서 삶을 훌륭히 살아내고, 수십 년 뒤 그 수수께끼마저 푼다. 하지만 결론은 놀라울 정도로 허무했다. 서혜주는 윤재 앞에서 여전히 “머리끝이 찌르르 울릴”(258쪽) 만큼 설렘을 느꼈지만, 이 할머니 쿨하다. 인생은 그런 불가사의·불친절·허무까지 품는 것이라고 여기며 산뜻하게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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